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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내 언론사 사칭 中 '위장 사이트' 최소 30개 더 있다

국정원, 中홍보사 배후로 지목

친중·반미·반일 콘텐츠 쏟아내

최근 적발된 곳들도 여전히 활동

"외국 사이버 심리전 차단 나서야"

중국 업체들이 국내 언론사로 위장한 웹사이트 38개를 개설해 기사 형식의 콘텐츠를 국내에 무단 유포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국정원이 13일 밝혔다. 국정원 보고서 캡처




국정원이 발표한 사이트 외에 추가로 발견된 국내 언론사 위장 사이트 캡처.


중국 언론 홍보 업체들이 국내 언론사인 것처럼 위장해 운영 중인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 국가정보원이 밝힌 38개 이외에도 수십 개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이 중국 측의 한국 언론 위장 사이트들을 신속히 차단 조치하기로 한 가운데 아직도 해당 사이트들에는 최신 기사들이 올라오는 등 뉴스 유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을 겨냥한 중국발(發) 여론 조작 위험성이 그만큼 광범위하고 심각하다는 뜻이다.

19일 정치권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국정원이 밝힌 사이트들과 비슷한 형태·디자인을 갖추고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이트들이 최소 30여개 더 존재했다. 이들은 조선주간·동아뉴스넷·인천속보 등 실제 언론사명을 교묘하게 바꿔 정상적인 국내 언론사 행세를 하고 있다. 한 IT 전문가는 “유사한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갖췄을 뿐 아니라 홈페이지 소스코드가 거의 똑같다”며 “한 그룹에서 조직적으로 한데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특히 국정원이 위장 의심 사이트 제작 업체로 지목한 중국의 언론 홍보 회사 ‘하이마이(Haimai)’ ‘하이준(Haixun)’ 중에서 하이준의 제작 사이트와 유사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국정원은 해당 사이트들에 대한 서울경제신문의 질의에 “앞서 발표한 38개 사이트 외에 하이준이 개설한 언론사 위장 사이트가 맞다”며 “위장 사이트 추가 존재 여부를 지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발표한 한국 언론사 대상 보도 자료 판매 중국 업체 외에 추가 발견된 브로커. 국정원이 발표한 사이트들뿐 아니라 실존하는 국내 언론사도 명시해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국정원이 언급한 중국 업체 외에 또 다른 판매자들도 존재했다. 앞서 국정원은 중국 업체가 한국 언론사 대상 보도 자료 배포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 발견된 판매자들이 상품으로 다루는 국내 언론사에는 국정원이 발표한 사이트 외에도 새로 발견된 사이트들도 들어있다. MOO·뉴OO·세OOO 등 실존 언론사들도 포함됐는데 신뢰성을 높이려 한 시도로 보인다.

국정원이 공개한 사이트들과 새로 발견된 사이트들은 친중·반미·반일 콘텐츠로 국내 여론 조성에 나섰을 뿐 아니라 실존하는 가상자산거래소 홍보 등 다방면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가상자산 플랫폼 관련 기사를 꾸준히 업로드하거나 해당 기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으로 유포시키는 것이다.

13일 국정원은 위장 사이트들을 공개하며 배후 세력의 사이버 영향력 활동 가능성을 막기 위해 차단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도 국내 언론사 기사를 무단 게재하며 정상 운영되고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관련 절차들을 밟아 차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정원이 이례적으로 이 같은 발표에 나선 것은 총선을 앞두고 일부 외부 세력의 여론 조작 가능성을 경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은 “미상 배후가 친중·반미 콘텐츠를 유포하며 국내 여론 조성에 악용하기도 했다”고 했지만 이미 이러한 사이트들은 몇 년 전부터 운영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9일에는 외교부가 지난해 1월 해킹 공격으로 약 4GB 분량의 e메일이 유출된 사실이 밝혀졌는데 여권에서는 중국발 해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 포털에서 90% 넘는 사람이 중국을 응원하는 등 중국의 여론 조작 시도가 늘고 있다”며 “여론 왜곡과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내려는 외국의 사이버 심리전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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