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끝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 한국이 2회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도쿄돔 측이 유독 한일전에서만 한국 응원단의 ‘기립 응원’을 막아 갈등을 일으켰다. 특히 도쿄돔에서 열린 다른 국가 경기에서는 문제 삼지 않아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X(옛 트위터)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일본 매체 뉴스피어 등에 따르면 도쿄돔 측은 지난 17일 열린 한일전 당시 관람석에 보안요원을 투입해 한국 응원단의 기립 응원을 막았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보면 도쿄돔 측 보안요원이 한국팀 공격이 시작되자 확성기를 들고 응원석으로 찾아왔다. 그러면서 우리 응원단과 그 앞에 자리한 한국 팬들의 기립 응원을 제지했다.
이에 일본어가 가능한 한국 팬들이 거세게 항의했으나 보안요원들은 지속적으로 기립 응원을 막은 탓에 결국 우리 응원단은 앉아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엑스(옛 트위터)에도 이날(17일) 한일전 경기장을 찾았던 네티즌이 글을 올려 도쿄돔 측 대응을 꼬집었다. 작성자는 “일본인들은 외야든 어디든 자기 공격(일본팀 공격) 타임에 일어나서 응원하는데 우리 공격(한국팀 공격) 타임 되니까 갑자기 응원석에 시큐(보안요원)들 우르르 모여들어서 앉으라고 난리”라고 분개했다. 이 글은 1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도쿄돔 측은 다른 경기에서는 기립 응원을 제지하지 않아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한 네티즌은 "호주와의 경기 때는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라며 "일본 공격 때는 일부 일본 팬들이 일어났지만 도쿄돔 측이 막지 않았다"라고 직격했다. 이로 인해 유독 일본과의 경기에서 예민하게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를 놓고 일본인 네티즌들은 양국 응원 문화의 차이를 언급했다. 일본의 경우 외야석에서는 일어서서 응원할 수 있지만 내야석에서는 앉아서만 관람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네티즌들은 “시야를 가리고 시끄럽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외야에서 응원하는 게 매너”라며 “경기는 일본에서 열렸고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게 기본이다. 사과하면 버릇 나빠진다”는 의견이 있었다.
현지 언론 뉴스피어는 “왜 일본전 때 갑자기 응원방식 룰이 변경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한국 관중은 곤혹스러워한다"면서 "만약 호주전 때부터 일어서서 응원하지 말 것을 주지시켰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대회는 해외팀과의 대전뿐만 아니라 팬끼리도 상호 교류할 기회다. 이를 운영 규정 미비로 망쳐버리는 것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APBC는 한국과 일본, 대만, 호주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맞붙는 야구대회다. 팀당 4경기씩 총 8경기를 갖는데 각 팀이 예선에서 각각 한 차례씩 경기를 한 뒤 1위와 2위 팀이 결승전, 3위와 4위 팀이 3위 결정전을 한 차례씩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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