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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닉스 '부활 신화'…신한벤처 17년 뚝심 투자가 '견인차'

■이호준 신한벤처투자 VC본부장

투자금 날린 쏘닉스에 수십억 재투자

창업자 대한 신뢰·시장 성장 확신

이달 코스닥 상장…4배 수익 기대

이호준 신한벤처투자 VC본부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신한벤처투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국내 한 벤처캐피털(VC)이 2006년 통신 부품업체에 10억 원을 투자했지만 3년 만에 투자금을 모두 날린 일이 있었다. 투자 기업이 글로벌 금융 위기의 파고에 쓰러져 2009년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주식이 모두 휴지조각이 된 탓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5년 후 회생에 성공했고 VC는 추가로 수십 억 원을 투자했다. 이달 초 회사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투자자와 피투자 기업으로 17년을 동행한 신한벤처투자(신한지주(055550) 자회사)와 무선통신(RF) 필터 제조사 쏘닉스(088280)의 얘기다.

쏘닉스 성공 스토리를 이끈 이호준 신한벤처투자 VC본부장(전무)은 21일 쏘닉스 상장 소감에 대해 “창업자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책임을 다한 결과” 라며 “상장 후가 더욱 기대되는 회사로 추가 성장 가능성과 양형국 대표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굳건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쏘닉스 투자 당시는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이동통신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됐다. 자연스럽게 이 전무는 RF 필터 위탁 생산 분야에서 손 꼽히는 기술력을 보유한 쏘닉스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RF 필터 시장 규모와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확신하고 쏘닉스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쏘닉스는 LG이노텍(011070)의 표면탄성파(SAW) 필터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발빠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었다. 사업부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은 현재 쏘닉스의 주요 매출원인 ‘6인치 고성능 필터용 6인치(TF-SAW)’ 위탁생산에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쏘닉스가 2009년 무너지게 된 것은 LG이노텍의 SAW 필터사업부 인수가 결정적이었다.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이 발생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의 유동성이 급격히 마르면서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해졌다.



이호준 신한벤처투자 VC본부장이 21일 서울 강남구 신한벤처투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성형주 기자


이 전무는 “이 과정에서 놀라웠던 것은 기업회생이 들어간 이후 어떻게든 회사를 다시 살리려고 노력한 창업자의 태도였다”고 말했다. 보통의 중소기업 창업자들은 회사가 부도가 났을 경우 포기하고 비슷한 업종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 대표는 달랐다는 것이다.

이는 신한벤처투자가 2015년 쏘닉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마치고 난 뒤 재투자를 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신한벤처투자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19억 원, 7억 원을 투자했다. 한번 기업회생에 들어간 기업에 다시 투자한다는 것은 벤처투자 시장에서 극히 드물다. 이 전무는 “양 대표가 가진 사업에 대한 진정성, 투자자와 채권자들에 대한 책임감을 높게 보고 재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펀드 출자자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기업회생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한 것을 보고 내가 먼저 투자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쏘닉스는 지난 7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약 1300억 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신한벤처투자가 향후 쏘닉스 지분을 매각할 경우 투자 원금 대비 최대 4배 수준의 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이 전무는 “이번 쏘닉스 사례를 통해 실패한 창업자들에게도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있는 벤처투자 시장 환경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래야 실패한 창업자들도 다시 재창업에 나설 수 있는 벤처 시장의 선순환 생태계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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