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를 향해 ‘동물의 왕국’ 등을 운운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막말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민주당이 21일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지도부는 최 전 의원을 향해 엄중히 경고했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그간 당 안팎에서 이어진 강경 발언들을 방관하며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삼류 정치’라는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당내에서도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최 전 의원은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 출판기념회 도중 “(검찰)공화국도 아니고 ‘동물의 왕국’이 됐다”며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도 보면 그렇게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거는 잘 없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당시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고 김용민 의원과 민 의원도 함께 웃었다.
해당 발언은 여성 비하 논란으로 번졌지만 지도부는 이날 오전까지 논의된 것이 없다며 공식 입장 표명을 미뤘다. 이후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지자 뒤늦게 당의 공식 입장을 내고 수습에 나선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쯤 되면 혐오와 분열의 저급한 삼류 정치로 대한민국을 오염시키는 사회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 4명이 출범한 ‘원칙과상식’ 모임도 “최 전 의원의 막말과 현장에서 누구도 제지하지 못했던 우리 의원들의 모습은 우리 당의 도덕성 상실과 성인지감수성의 후퇴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민주당 강경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막말 파동은 계속되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어린놈, 건방진 놈”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샀다. 이후 민 의원도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라고 발언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송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자랑스러운 민주공화국을 후진 공화국으로 만든 게 후진 법무부 장관인 한 장관”이라고 퍼부었다. 이 때문에 지도부 내에서는 강경파의 입이 내년 총선 표심에 차질을 주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강경파의 부적절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요한 시기에 당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포럼에서 “이르면 12월 중하순, 늦으면 내년 1월 초순부터 민주당 혁신의 시간이 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의 혁신은 통합이다. 그 과정에서 헌신하거나 희생해야 할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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