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21일(현지 시간)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강행한 것을 규탄하며 한국과 일본 방어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하고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사태”라고 밝혔다. 미일은 그러나 북한의 발사 성공 및 러시아 기술 이전 여부 등에 대에서는 아직 단정 짓기 이르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에이드리언 왓슨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해 우주발사체(SLV)를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자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와 그 너머의 안보 상황을 불안정하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우주 발사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미 국방부도 이날 일라이 래트너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가 허태근 한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고지 가노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과 각각 통화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3국 당국자들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우주 발사 시도(attempted space launch)’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는 아직 위성 발사의 성공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올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고 우주 기지를 둘러본 지 두 달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한미일 당국은 이에 따라 러시아의 위성 기술이 북한에 이전됐을 가능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우주 발사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 우주 발사에 앞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중국은 주요한 모순(문제) 당사자가 아니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는 미국의 손에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