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공격한 유기견을 안락사할 수 있는 법이 러시아에서 처음으로 마련됐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러시아 극동 부랴티야 공화국 의회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법안을 채택했다.
이는 지난 7월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유기 동물에 대한 처리 절차를 각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한 이후 러시아에서 이뤄진 첫 사례다.
부랴티야 공화국이 채택한 법안에는 길거리에서 포획한 동물이 다른 동물에 질병을 옮길 위험이 있거나 사람을 공격한 경우 안락사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담겼다.
또 포획한 유기 동물을 동물보호소에서 관리한 지 30일이 지난 뒤에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할 수 있다.
알렉세이 츠데노프 부랴티야 공화국 행정 수반은 "유기 동물은 더 늘어나고 있고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공격도 자주 발생한다"며 "한번 사람을 공격한 개는 이를 반복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지금까지 유기 동물에 대한 안락사를 금지했기 때문에 각 지방정부는 유기 동물을 포획하면 중성화 수술과 백신 접종 등 조치를 한 뒤 다시 풀어줬다.
다만 사람을 공격한 떠돌이 개 등은 자연사하거나 새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동물보호소에서 관리한다.
러시아 지방정부들은 해마다 별도 예산을 편성해 유기 동물 포획·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개체 수는 쉽게 줄지 않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전역에서는 어린아이 등이 떠돌이 개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르쿠츠크주에서도 한 남성이 떠돌이 개 무리로부터 공격당해 병원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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