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반(反)유대주의 발언 동조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광고가 끊기는 데 이어 백악관까지 경쟁 플랫폼 스레드를 찾았다. 테슬라 소액주주들은 물론 뉴욕시까지 나서 머스크의 정직을 요구하고 있다. 머스크는 X 광고 수익을 이스라엘 병원과 가자지구 구호에 기부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한번 내뱉은 발언을 주워 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현지 시간) 백악관은 메타가 만든 소셜미디어 스레드에 공식 계정을 개설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 및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의 계정도 함께 생성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는 대통령 개인 계정도 스레드에 만들 방침이다.
백악관은 기존 X 계정을 폐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외신은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 지지가 스레드 ‘이주’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머스크는 “유대인 공동체는 자신들에 대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백인들에 대해 변증법적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X 이용자의 게시물에 “진실을 말했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에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X에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적 증오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조장하는 이 혐오스러운 행위를 규탄한다”고 쓰기도 했다.
머스크의 발언에 애플과 디즈니 등 기업들은 X 광고를 끊었다. 불똥은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로까지 튀었다. 전날 테슬라 소액주주들은 이사회에 머스크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어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관도 테슬라 이사회에 “머스크에 대한 감독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서한을 보냈다. 랜더 감사관은 서한에서 “머스크의 증오 발언이 테슬라의 평판과 재정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깊이 우려한다”며 “머스크는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이사회는 그런 의견이 회사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시 퇴직제도는 9월 말 기준 테슬라 주식 9억 4600만 달러(약 1조 2200억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정치권과 주주들의 공세에 머스크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머스크는 전날 자신의 X 계정에 “내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주장한 수백 개의 사이비 언론 기사들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며 “인류와 번영, 모두의 밝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일만 바란다”고 썼다. 이어 이날에는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한 X 광고와 구독 수익 전부를 이스라엘 병원과 가자지구 적신월사(이슬람 적십자)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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