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한영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에 대한 포괄적 협력 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영국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다우닝가 합의 문서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다우닝가 합의는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합의문에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안보·방산·공급망·과학기술·기후변화대응·에너지 등 각 분야별 세부 이행 방안이 담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우닝가 합의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3개 분야에 걸쳐 45개 이행 방안을 명시했다. 3개 분야는 △국방·방산 등 안보협력 강화 △과학기술·무역·투자 등 경제안보 협력 강화 △에너지 및 기후분야 협력 및 공동대응을 통한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 등이다.
안보 측면에서는 다우닝가 합의 채택을 계기로 한미동맹 못지 않은 수준으로 양국이 밀착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선 2+2 외교·국방장관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우리나라가 외교·국방 장관 대화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호주 뿐이다. 이외에도 사이버 안보 협력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대북 제제 이행 차원에서 합동 해양순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공동 수출을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이 개선된 것이 성과로 꼽힌다. 앞서 양국 정부는 영국이 브렉시트하며 한-EU FTA 당사국에서 제외된 것을 계기로 지난 2020년 급히 한영 FTA를 도출한 바 있다. 양국 통상 당국은 원산지 규정과 금융 투자 관련 조항 등 당시 부족한 논의 기간때문에 미흡했던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뿐만아니라 디지털·반도체·우주항공·양자기술 등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양자간 제도적 기반이 구축됐다.
다우닝가 합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제시한 ‘무탄소 연합 이니셔티브’에 대해 영국이 지지를 표명하기로 한 것도 특징이다. 양국은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도 신규 원전 건설·소형모율원자로(SMR) 공동개발·원전 해체 등 전 주기에 걸친 협력을 위해 9 건의 MOU에 서명했다. 해상풍력 등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MOU가 체결됐다.
이외에도 양국 정부는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2024년부터 한영 워킹홀리데이 연령을 현행 30세에서 35세로 상향하고 교류 인원을 1000명에서 50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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