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복귀로 오픈AI를 둘러싼 내홍이 일단락된 가운데 한국계 인사가 갈등 봉합에 역할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올트먼의 복귀에는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이사의 변심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처음에는 올트먼의 해임에 찬성했다 한국계 여성 안나 브로크먼의 요청 이후 입장을 바꿨다. WSJ에 따르면 금요일이던 17일 올트먼이 해임됐고 일요일인 19일 안나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오픈AI 본사 로비에 나타나 수츠케버에게 울면서 올트먼 해임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설득했다. 이후 오픈AI 직원들은 이사진의 사임과 올트먼의 복귀를 요구하며 자신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올트먼을 따라 마이크로소프트(MS)로 넘어가겠다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어 수츠케버는 X(옛 트위터)에 “이사회의 올트먼 해임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며 “오픈AI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다. 우리가 함께 구축한 모든 것을 사랑하며 회사를 재결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트먼은 이 글을 세 개의 하트와 함께 리트윗했다.
안나는 이번 올트먼 해임 사태 때 오픈AI 회장직에서 물러난 그레그 브로크먼(전 오픈AI 이사회 의장)의 아내다. 두 사람은 2019년 오픈AI 사무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수츠케버가 사회를 봤다. 결혼식에서는 로봇 팔이 결혼반지를 전달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안나는 올 6월 남편 브로크먼, 올트먼과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안나가 한국계라는 점에서 브로크먼은 ‘한국 사위’라는 별명도 얻었다.
역시 한국계인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도 끝까지 올트먼을 지지하며 그의 복귀를 위한 선봉장에 섰다. 그는 토요일인 18일 밤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며 올트먼의 복귀에 낙관적”이라며 직원들을 다독였다. 또 “여기서 내가 말하는 ‘해결’이란 올트먼을 비롯해 회사를 떠난 동료들을 데려오고 일반인공지능(AGI) 연구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오픈AI가 계속 남아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1일 샌프란시스코의 올트먼 자택에서 오픈AI 이사회와 연 두 번째 복귀 협상에도 함께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제이슨 권은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것으로 알려졌다. UC버클리대에서 법학 박사를 받았다. 2021년 오픈AI 법률 고문으로 합류한 뒤 2023년 CSO로 승진했다. 제이슨 권은 초기부터 올트먼에 대한 충성심을 잃지 않은 몇 안 되는 임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올트먼의 경험과 전문성, AI에 대한 열정을 고려할 때 올트먼이 오픈AI의 미션을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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