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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단일화 무산 ‘각개전투’…궈타이밍 불출마 선언

■대만 총통선거 후보등록

여론조사 등 선출 방식 이견에

커원저·허우유이, 각각 출사표

집권당 라이칭더 한숨 돌렸지만

지지율 격차 줄어 선거구도 요동


내년 1월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야권이 추진하던 후보 단일화가 결국 좌초됐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와 제2야당인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각각 후보 등록을 마치며 각개전투를 예고했다. 이로써 현재 지지율 1위인 친미(親美)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지만 최근 야권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는 등 판세가 불안정하다. 이에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24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국민당의 허우 후보는 이날 같은 당 소속 3선 의원 출신인 자오샤오캉 중국광파고분유한공사 회장을 부총통 후보로 지목한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민중당의 커 후보 역시 민중당 입법위원인 신시아 우 부총통 후보와 함께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했다. 지지율 4위의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 무소속 후보는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허우 후보와 커 후보, 궈 후보가 전날까지 3자 회동을 열고 단일화 협상을 이어갔지만 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분석 방식을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국민당과 민중당은 15일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후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8일 1차 협상에서 여론조사 오차 범위를 놓고 논쟁이 격화한 후 궈 후보의 중재로 열린 23일 2차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야권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이에 위협을 느껴온 집권 민진당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민진당의 라이 후보는 현재 총통 후보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누가 총통 후보가 되든 라이 후보를 이길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잇따랐다. 앞선 조사에서는 허우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지지율 41.6%로 라이 후보(37.15%)를 앞섰고 커 후보 역시 39.6%로 라이 후보(36.2%)를 따돌렸다. 홍콩 사우스차이노모닝포스트(SCMP)는 “두 야당의 결정은 집권 민진당에 승리의 길을 쉽게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라이 후보와 야권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단일화 무산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미려도전자보가 전날 발표한 총통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라이 후보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하락한 반면 허우 후보와 커 후보는 각각 상승했다. 3자 대결 시 라이 후보의 지지율은 31.8%로 허우 후보(29.65%)와 커 후보(27.1%)의 오차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총통 선거판이 요동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친미로 분류되는 민진당의 재집권을 저지할 강력한 카드였던 야권 단일화가 무산된 것이 아쉽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대만의 독립을 원하는 민진당이 집권한 2016년부터 8년 가까이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해왔다. 중국으로서는 세계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앞서가는 대만의 존재가 절실하다. 이에 따라 중국과 실리적 관계를 도모하려는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이 집권할 수 있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무역 제재 혹은 양안(중국과 대만)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파기 등 경제 억압 조치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해협의 현상 유지를 바라는 미국 역시 대만 총통 선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은 외견상 대만 재정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친중 성향의 야당이 집권할 경우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물론 첨단 공급망 등에 대한 대중 디리스킹 압박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미국이 대만 방어 차원의 첨단 무기 판매를 늘리거나 양국 간 조세협정 논의를 서두르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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