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업체 그래프코어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직원 감원을 진행하는 한편, 더는 제품을 팔지 않기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4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그래프코어는 전날 SCMP에 보낸 성명에서 “최근 강화한 미국의 수출 통제로 그래프코어는 다른 AI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마찬가지로 더는 IPU(지능형 처리 장치)를 중국에서 팔 수 없게 됐다”며 “이것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중국에서 사업을 크게 축소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모든 최상위 제품이 미국의 새로운 규정 대상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그래프코어는 그러나 구체적인 해고 인원은 밝히지 않았다.
2016년 영국에서 설립된 그래프코어는 미국 엔비디아와 겨룰 수 있는 업체라는 일각의 평가 속에서 2019년 베이징 사무소를 열었다. 2020년 회사가치가 28억달러(약 3조7000억원)에 달했던 그래프코어는 그러나 지난해 매출이 46% 급감했고 2억460만달러(약 2670억원)의 손실을 봤다.
그래프코어 측은 “다른 곳에서는 AI 컴퓨팅 필요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그래프코어는 강력하고 가성비 좋은 대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세계 고객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대 중국 반도체 규제를 저사양 칩으로도 확대하는 추가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AI 칩과 반도체 제조 장비 등에 대한 기존 규정을 촘촘하게 보완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이날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새 규정을 준수하는 AI 반도체 제품을 당초 이달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내년 1분기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출시가 연기된 칩이 규제에 맞춰 개발한 세개의 중국 맞춤용 칩 중 가장 강력한 H20이라고 통신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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