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수사 종결된 가운데 대규모 교사 집회를 열었던 '전국교사일동'이 오는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이초 사건 진상 규명 등을 촉구하는 교사 및 시민 12만5000명의 서명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은 서울경찰청에 서이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 심의'를 열 것을 촉구하기로 했다.
수사 심의는 경찰 수사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경우 피해자나 대리인 등이 신청할 수 있다. 심의·의결은 경찰수사심의위원회가 실시한다. 교사들은 경찰이 수능을 앞둔 시점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교육환경 개선'을 운운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수능 예비소집일을 하루 앞둔 14일 발표를 하면서 '교육환경 관련 제도 개선' 참고 자료를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했다.
더구나 서이초 교사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수사 종결된 것에 대해 유족 측이 강력하게 반발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경찰이 이를 차일피일 미루는 모양새다. 유족 측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정보공개청구 결정 기간을 연기하면서 '제3자의 의견 청취나 심의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다음 달까지 다시 공개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당시 브리핑에서 "고인은 작년 부임 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폭행, 협박 등의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학부모와 참고인 진술조사'와 '고인과 연필사건 학부모 사이의 통화 및 문자 수발신 목록'을 보여달라며 지난 13∼1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연필사건은 지난 7월 12일 고인이 맡던 학급의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인데 학부모들이 고인에게 수차례 연락해 고인이 괴로움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고인은 7월 18일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로 발견됐다.
유족 측의 강력한 요청에도 서초경찰서는 정보공개청구 결정 기간의 마지막 날인 24일까지 자료를 유족 측에 전달하지 않았다. 관련법에 따르면 정보공개청구의 결정 기간은 10일 이내이며,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10일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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