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쇼로 이름을 바꾼 ‘2023 일본 모빌리티 쇼(Japan Mobility Show 2023)’가 도쿄 코토구 아리아케의 빅사이트(Tokyo Big Sight)에서 열린 가운데 토요타(Toyota)가 “자동차의 미래를 바꾸자-Find Your Future”라는 테마로 참여했다.
토요타는 이번 행사에서 지난 2021년의 기자 간담회에 이어 다채로운 컨셉 모델을 전시할 뿐 아니라 전동화 시대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새로운 계획 등을 밝히며, 토요타의 최신 차량들을 전시하며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과연 토요타가 밝히는 ‘모빌리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조금 늦은, 그리고 폭 넓은 토요타의 전동화 계획
지난 2021년 12월 14일, 토요타는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브랜드의 전동화 계획을 밝혔다. 당시 연단에 오른 토요타 아키오 사장(*현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기차 및 친환경 자동차 전환을 이뤄낼 것을 밝혔다.
실제 토요타는 단기적으로는 전세계 각 지역의 에너지 사정과 다양한 고객 수요에 따라,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연료전지차(FCEV)와 같은 다양한 전동화 차량을 선보이고 오는 2030년까지 토요타 브랜드에서는 30종의 순수 전기차를 선보이고 렉서스는 2035년부터 ‘순수 전기차’만 판매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당시 기자 간담회에 전시된 16대의 전동화 컨셉 모델은 말 그대로 ‘디자인 개발 단계’의 목업 모델이라며 ‘현실적인 로드맵’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따랐다.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뒤늦은 전동화 전환’을 극복하기 위해 서두른 모습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가 도전하고 공략할 수 있는 영역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전기차의 주요 요소인 배터리, 충전 인프라 등이 여전히 개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 등과 같은 새로운 기술은 ‘시장의 새로운 전환’을 이끌 수 있다.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접근하는 토요타의 전동화
2023 일본 모빌리티 쇼, 토요타의 프레스 컨퍼런스의 호스트로 무대에 오른 사토 코지 토요타 사CEO는 무대 위에서 분주하게 차량을 소개하며 ‘토요타의 다양한 전동화 계획’을 세세하게 설명했다.
사토 코지 사장은 무대에 올라 ‘순수 전기차는 친환경의 성격’을 강조하면서도 “토요타는 순수 전기차를 통해 친환경적인 특성 외에도 전기차 고유의 운전 질감과 즐거움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체험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히 ‘재미있는 순수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실제 사토 코지 사장은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는 특장형 전동화 컨셉, IMV 0를 가장 먼저 소개하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IMV 0는 말 그대로 구동계와 1열 캐빈 부분만 제작된 차량으로 소유자의 선택에 따라 수동을 위한 트럭, 이동식 음식점, 카페 등 다채로운 용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 토요타가 승용차 영역 뿐 아니라 상용차 영역에서 ‘전동화’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여기에 작은 체격이지만 넓은 공간 활용성을 가진 컨셉 모델, ‘카요이바코(Kayoibako)’로 시선이 옮겨졌다. 카요이바코 역시 컨셉 모델이지만 박시한 형태, 그리고 얇고 낮게 배치된 배터리를 바탕으로 공간의 활용성을 강조했다.
사토 코지 사장은 “전기차에 배터리를 적용하면서도 저중심, 그리고 보다 넓은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기존 부품을 더욱 작게 만들고, 가볍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라며 최적의 패키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카요이바코는 소형 밴의 체격에도 불구하고 높은 전고와 우수한 공간 활용성을 바탕으로 한 활용성을 과시한다. 실제 캠핑밴은 물론이고 경상용 차량의 몫도 이행할 수 있고 모터홈, 모빌리티 오피스 등의 형태로 제시됐다.
더불어 토요타는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고민까지 담아냈다. 실제 카요이바코와 함께 승하차의 편의성, 수납의 편의성을 더한 전동 휠체어 컨셉, ‘주(JUU)’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상과 이동 속에서도 전동화가 구현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이외에도 모노코크 섀시 기반의 순수 전기 픽업트럭인 EPU를 선보였고, 대형 3열 SUV인 랜드 크루저를 전동화 모델로 발전시킨 랜드 크루저 Se, 전동화 바이크 랜드호퍼 및 향후 달 탐사 차량 개발에 밑거름이 될 스페이스 모빌리티 등 다채로운 컨셉 모델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물론 이러한 컨셉 모델들은 아직 구체적인 양산 계획, 혹은 출시 계획이 언급되지 않은 만큼 여전히 미래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토요타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폭 넓고 다채로운 영역’에서의 브랜드 활동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더욱 현실적으로 다듬어진 두 대의 컨셉 모델
다시 2021년으로 돌아가자.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공개된 수 많은 컨셉 모델들은 말 그대로 ‘디자인이 개발되고 있는’ 차량이었고 시간이 지난 현재에는 꾸준히 발전되고, 개선되었다. 그리고 bZ4X와 같이 이미 판매를 시작한 전기차 또한 존재한다.
이번 2023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른 FT-3e와 FT-se는 ‘디자인의 발전’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FT-3e 컨셉은 차세대 순수 전기 SUV로 세련된 스타일과 전동화 시대의 ‘직선적인 라이팅’을 사용할 것을 예고하는 차량이다.
2도어 쿠페 모델인 FT-se는 토요타의 엠블럼이 아닌 토요타 가주 레이싱, 즉 GR의 엠블럼을 더해 ‘전동화 시대의 GR’의 포지셔닝을 선명히 드러냈다. 참고로 FT-se는 2021년 공개 당시에는 다소 다른 모습이었고, MR2의 정신적인 후계 모델의 의미가 강했다.
FT-se는 새로운 디자인, 라이팅 요소, 그리고 앞서 사토 코지 사장이 밝힌 ‘최적의 패키징’을 통해 구현된 경량 스포츠 쿠페로 구성됐고, 나아가 GR이 전동화 시대에도 ‘즐거운 주행’을 보장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을 예고했다.
참고로 토요타 측에서는 전동화 시대, GR은 단순히 스포츠 브랜드 외에도 SUV, 밴, 세단 등에서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을 밝혔다. 참고로 이러한 모습은 이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아쉬움, 그러나 더해진 기대감
2023 일본 모빌리티 쇼에서 만난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지금 당장, 혹은 가까운 시일 내에 출시될 ‘새로운 차량’, 혹은 브랜드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지 못하고 대부분이 컨셉 모델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전동화 전환’이 다소 늦은 일본 자동차 브랜드, 산업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었고 나아가 ‘2023 일본 모빌리티 쇼’가 단순히 ‘시간 벌기 위한 쇼’처럼 느껴지게 했다. 이는 일본 자동차 산업을 이끄는 토요타 역시 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토요타는 단순히 ‘컨셉 모델의 전시’ 외에 브랜드가 전동화 시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는지 잘 보여줬고, 모든 이들의 ‘모든 모빌리티 영역’에서 전동화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나아가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도 ‘아린(Arene)’으로 명명된 새로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전동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출 것을 예고하며 ‘늦었지만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냈다.
사토 코지 사장 역시 프레스 컨퍼런스에 방점을 찍으며 “모든 고객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모빌리티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토요타의 멀티 패스 웨이’의 미래다”라고 밝혀 앞으로의 토요타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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