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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김길수 잡고도 계급장 강취당해"…검거한 형사의 '분노'

특수강도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병원 치료 중 달아난 김길수가 지난 6일 오후 검거돼 경기도 안양동안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탈주범 김길수(36)를 현장에서 붙잡은 형사가 특진에서 제외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검거에 직접 참여한 강력팀 형사가 경찰 내부망을 통해 특진자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경찰서 형사과 소속 A경사는 전날 오후 경찰 내부망을 통해 '김길수 특진 과정의 진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내용을 보면 A경사는 "(김길수 여자친구) 감시조 팀에서 공중전화 번호를 전파한 것은 사실"이라며 "당연히 기여를 한 것은 맞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승진 대상자 결정 과정을 두고는 "김길수를 검거한 뒤 승진 대상자를 누구로 할지 도경에서 연락이 왔다"면서 "팀장과 동생들의 배려로 제가 승진자로 결정돼 도경에 보고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경사에 따르면 얼마 지나지 않아 감시조 팀에서 본인 팀도 공적이 있다며 계급장 공적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감시조에서 경위를, A경사가 속한 검거팀에서 경사를 승진 대상자를 올리자는 결정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A경사는 밤샘 근무를 한 다음 날 아침 특진 대상자로 뽑히지 못하고 표창장만 받는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한다. 이에 "감시팀 소속 경위가 경감 특진 대상자로 발탁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신과 계급이 같은 감시조 B경사가 경위로 승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A경사가 감시팀장에게 상황을 묻자 '도경에서 그 직원을 찍어 내려보낸 거라 우리도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반대로 도경에서는 '우리는 (의정부경찰)서에서 올린 직원을 승진 상신한 것'이라며 주장했다고 한다.

이후 A경사가 담당 과장에게 찾아가 상황을 물었더니 과장은 '감시팀에서 극렬하게 반대해 어쩔 수 없이 대상자를 경위에서 경사로 바꿨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에 A경사는 "팀에게 어떤 의견 청취, 통보, 언질 없이 (특진) 대상자를 바꿨다"며 "계급장 갈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경찰 형사 생활을 하면서 탈주범을 잡는 것은 정말로 로또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의 크나큰 행운이자 영광인데, 탈주범을 잡고도 다른 팀에 이런 식으로 강취 당했다"고도 적었다.

한편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과는 이날 오전 경찰 내부망을 통해 "서울구치소 도주 피의자 검거 유공자 특진 관련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특진 대상자 선정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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