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유명 아동 애니메이션 제작사 총 감독이 부정한 방법으로 외주계약을 체결하고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김유미 부장판사)은 지난 15일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애니메이션 감독 A(49)씨와 B(47)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로부터 6700만 원을 추징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11년 5월 3일부터 2020년 5월 20일까지 한 유명 3D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사내이사이자 제작 총감독으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그는 당시 외주계약 업체선정이나 금액 등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다. B씨는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A씨는 애니메이션 1개의 에피소드를 기준으로 각 팀이나 외주 스튜디오의 순서를 정해 제작을 의뢰했다. 제작이 완료된 팀이나 스튜디오에 다음 에피소드 제작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외주 스튜디오와 외주계약을 체결해 외주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경우에만 외주 회사에 제작료를 지급해야 했다.
A씨는 B씨의 회사에 애니메이션 외주를 맡긴 일이 없음에도 마치 B씨의 회사외 계약을 체결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것처럼 꾸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제출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들은 2019년 1월 23일까지 14회에 걸쳐 3억3800만 원을 빼돌렸으며, 일부 금액은 A씨의 계좌로 다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A씨는 2015년 10월 B로부터 '외주 제작료의 10%를 대가로 줄테니 나와 지속적으로 외주계약을 체결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았다. A씨는 이를 대가로 B씨에게 32회에 걸쳐 총 67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재판부는 "A씨는 사내이사이자 애니메이션 제작 총감독으로서 공정하게 외주계약 체결업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금품 제공을 요구하는 등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B씨 또한 A씨와 부적절한 관계가 지속된 기간이 3개월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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