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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장이 주택가 바로 옆에…소음·주차 민원 호소하는 주민들

순천 첫 파크골프장 '상사 파크골프장' 갈등 격화

회원은 "시설 미비", 주민은 "소음과 주차" 호소

주택가와 거리 등 갈등 소지 차단할 규정 없어


전라남도 순천의 ‘상사 파크골프장’을 찾은 지난 23일, 파크골프 회원들은 부족한 서비스와 시설에, 상사면 주민들은 소음과 주차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순천시는 65세 이상 인구가 4만 7000명으로 전라남도의 22개 기초자치단체 중 여수(5만 7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고령 인구가 많다. 전체 인구 28만 명 중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6.8%로 조사됐다. 순천시는 고령층의 여가 문화 향유를 위해 지난 4월 총 13홀 규모(9홀과 연습용 4홀)의 파크골프 구장을 순천시 상사면의 이사천변에 건립했다. 순천의 첫 파크골프장이다.

그러나 상사 파크골프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가와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타구 소음과 주차 공간 부족으로 파크골프장 인접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제기하는 이유다.

주택가와 마주한 순천의 상사 파크골프장. / 정예지 기자




8년 전 상사면으로 이사한 송 모씨(64)는 “상사면은 쉬러 들어온 사람이 대부분인데,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있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여름에는 이사천으로 물놀이 온 청년들의 고성에 시달렸는데, 파크골프장까지 생겨 공 치는 소리와 환호 소리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 집 가까운 사람들은 더 고통스럽다”고 설명했다. 민원을 제기해봤지만 해결이 안 돼 참는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파크골프 회원들의 차량이 몰리면서 주차를 둘러싼 갈등도 빚어지고 있다. 파크골프장으로 들어서는 길목에는 ‘파크골프 회원 주차금지’, ‘지역주민 주차장’ 등의 문구가 걸린 현수막도 볼 수 있었다.

‘파크골프 회원은 주차금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정예지 기자


주차 민원이 이어지자 순천시는 주차 자리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회원들은 “시에서 만들어 준 주차장은 600m 떨어져 있어 불편하고, 차도 20대 가량만 들어갈 수 있다”며 파크골프장 근처에 주차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파크골프장 부지 선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 묻는 질문에 순천시 파크골프 시설 담당자는 “토지 매입 없이 국공유지에서 선택하다 보니 상사면에 건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하천부지의 유휴지를 활용해 지어지는만큼 순천은 파크골프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많지 않은 현실이다. 2018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됐는데,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을 지킬 수 있도록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보호지역이다. 순천시는 순천만 지역도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5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순천 시내를 따라 흐르는 동천을 국가하천으로 승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단법인 대한파크골프협회의 파크골프장 공인 규정. / 자료 = 대한파크골프협회


파크골프 시설은 점점 늘어나는데 이러한 갈등의 씨앗을 방지할 규정은 전무하다. 파크골프장 공인 인증 사업을 진행하는 (사)대한파크골프협회의 ‘경기용구‧설치물‧파크골프장 공인 및 검정규정’ 시설 기준에는 주택가와의 거리가 명시돼있지 않다. 향후 갈등 소지를 줄이려면 관련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순천의 파크골프 회원들은 파크골프가 고령자의 건강 증진과 여가생활에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시설과 구장의 미비한 점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순천시파크골프협회는 “오전 6시부터 치던 것을 8시로 미뤘다”고 전했다. 갈등은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예정이다.

사단법인 (사)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19년 1058명이던 전라남도 회원 수는 2022년 4035명으로 281% 증가했다. 순천시파크골프협회에는 대략 700명이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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