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의 간병비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에 여야가 공감대를 나타냈다. 고령화 추세 속에 부양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속도를 낼 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서울 구로구의 더세인트 요양병원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가족 내 간병 수요가 증가해 온 가족들에게 엄청난 부담이 되고 경제적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정말로 힘든 상황이 되는 것 같다"며 "요양병원부터 간병비를 급여화 해서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는 것을 추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병 파산' 얘기가 유행되기도 하고, 작년에는 '간병 살인'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며 "전체적으로 간병비 전부를 급여화 해 당장 추진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꽤 크다고 해서 순차적으로 요양병원부터 (시작한 뒤) 범위를 넓혀 나가는 방향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총선 1호 공약으로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건강보험법, 의료법 개정을 통해 간병비의 건강보험 적용을 반드시 실현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당장 내년 예산에 80억 원의 10개소 시범사업비를 먼저 확보해 차근차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신동근 의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26조에 간병비 지급 규정이 있어 실질적으로 법 개정을 하지 않고도 국가가 사실 결단만 하면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대문시니어클럽 현장간담회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우리 당의 공약이기도 했다"며 "우리로서는 매우 환영할만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유 정책위의장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간병비 문제는 반드시 극복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라며 "야당에서 전향적 자세를 갖는다면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재차 평가했다.
다만 "간병비의 제도화라는 것이 막대한 예산 재정을 수반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도 있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달 12월 정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정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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