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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엑스포 유치 무산" 일순간 정적, 이내 안타까운 탄식 나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3시간 앞둔 28일 밤,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이 ‘오늘, 부산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손 깃발을 흔들며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고 있다. 부산=조원진 기자




“엑스포 유치를 위해 활동했던 시간을 돌이켜보면 인생에 있어 너무나 값진 것을 경험했네요. 다음 번에는 반드시 유치할 겁니다.”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결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날 저녁부터 시작된 유치 경쟁국 프레젠테이션(PT) 발표 등을 지켜보며 밤새 유치 염원을 보낸 1000여 명의 시민들은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에도 대형 LED 스크린에서 나오는 생중계를 숨 죽인 채 지켜봤다. 당초 2차 투표까지 가는 대접전을 예상했으나 1차 투표 결과 염원과 달리 리야드가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순간 정적이 흘렀고 이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허탈감에 자리를 뜨지 못한 시민도 있었다. 시민석에 앉아 있던 박현수 씨는 “지난 9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은 아니다”라며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이를 소중한 경험으로 삼아 더 큰 동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행사를 마치며 마무리 멘트를 하자 일부 시민들은 “괜찮다”며 서로 부둥켜 안고 토닥이기도 했다.



이날 시민들은 엑스포 유치 여부와 상관없이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등의 약속이 차질 없이 이행되길 기대했다. 엑스포를 유치하면 핵심 기반시설인 신공항은 2029년에 개항되겠지만 무산되면 완공도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엑스포 유치 여부를 떠나 정부가 한 약속은 부산 발전을 위해 지켜주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 9년간 엑스포 유치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뜨거웠다. 유치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이탈리아 로마와 달리 부산시가 2014년 7월 엑스포 유치 의사를 밝힌 이듬해부터 100만 명 서명운동을 진행해 엑스포 유치 염원을 드러냈다. 그 결과 5개월 만에 시민사회단체, 구·군, 상공계·종교계 등 135만 명이 서명했고 이에 힘입어 2019년부터 정부가 부산시와 함께 추진해왔다.

이날 행사도 범시민유치위 시민위원회·범시민서포터즈·범여성추진협의회·시민참여연합이 주관했다. 이들 4개 단체는 최근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일대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출정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부산 곳곳에서는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는 유치 염원식이 펼쳐졌고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는 엑스포 유치 응원전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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