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서 가장 희귀한 포유류 중 하나로 평가받는 울버린이 정부가 보호하는 멸종위기종에 지정됐다.
현지 지역 매체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29일(현지시간) 하와이·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48개 모든 주에서 북미 울버린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울버린은 여러 환경보호법에 의거해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북미 울버린은 중간 크기의 육식동물로, 족제비과 동물 중 가장 크다고 알려졌다. 미국 북부의 로키산맥과 노스캐스케이드산맥, 아한대 숲,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툰드라 지역 등 추운 지역에 서식한다. 날카로운 발톱으로 얼어붙은 땅을 긁어내며 먹이를 찾는다.
이미 인간의 포획활동으로 개체수가 급감한 울버린은 최근 들어서는 기후 변화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USFWS에 따르면 현재 미국 본토에 남은 울버린은 약 300마리에 불과하다. 이밖에 스키장 개발, 헬리콥터 관광 등의 인간 활동도 울버린의 서식지를 해치고 있다.
휴 모리슨 USFWS 태평양 지역 국장은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서식지의 질적 저하 및 파편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울버린을 위협하고 있다"며 "멸종위기종 지정은 이 같은 장기적인 영향을 저지하고, 미국과 인접지역에서 울버린의 생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USFWS는 향후 1년 동안 울버린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서식지가 어디인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울버린의 멸종위기종 지정은 북미 환경단체들이 1994년 관련 캠페인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이다. USFWS는 2013년에 울버린을 멸종위기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제안을 철회했다. 이에 환경단체는 소송을 제기했고, 몬태나주 연방판사는 지난해 정부가 울버린의 멸종위기종 지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의 멸종위기종 책임자인 노아 그린왈드는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마침내 울버린이 (멸종위기종에) 등재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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