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유국들이 내년 1분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지만 국제 유가는 오히려 2% 급락했다. 기존 감산량을 제외한 추가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데다 내년 경기가 둔화할 경우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0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 하락한 배럴당 75.9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전날 대비 2.4% 내린 80.86달러에 장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 초 추가 감산에 합의한 소식에도 크게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장관회의를 열고 내년 1분기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에 합의했다. 220만 배럴 감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기존에 각각 시행하고 있는 100만 배럴, 30배럴의 감산량이 포함돼 있어 실질적인 추가 감산 규모는 90배럴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회의를 앞둔 투자자들의 추가 감산 규모에 대한 기대가 컸었다”며 “시장이 감산 효과를 불신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가 구속력이 없는 자발적 감산으로 이뤄져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일부 회원국들은 OPEC의 추가 감산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의 경우 내년 1월 하루 1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OPEC이 정한 생산량인 111만 배럴을 웃돈다. OPEC+ 추가 가입을 희망한 브라질은 내년부터 합류할 예정이라 이번 감산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는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브라질은 (원유) 생산량 제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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