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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구리 등 매수계약 급감…상품 펀드서 147억달러 빠져

[경기둔화 조짐에 수요 감소]

CRB지수 270…7월 이후 하락세

"공급리스크 탓에 재고 쌓여있어"


경기 둔화 조짐에 국제 원자재·상품 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톰슨로이터 코어커머더티 CRB지수는 270 전후에서 움직이며 올 7월 중순 이후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지수는 원유·천연가스·휘발유·구리·금·설탕 등 19개 상품으로 구성돼 국제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나타낸다. 미국 선물 시장 거래도 축소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집계한 원유·구리·옥수수 등 주요 11개 품목의 지난달 14일 기준 월별 매수 잔고는 23만 계약으로 6월 중순 이후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의 130만 계약과 비교해도 6분의 1에 불과하다.

원유는 연초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해제에 따른 수요 회복이 기대됐지만 부동산 불황과 이에 따른 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 여파가 장기화했다. 미국에서도 고유가로 소비가 크게 늘지 않았다. 이 밖에 상품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에서도 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 시장 정보 제공 업체 EPFR의 집계를 보면 금과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상품형 펀드 968개에서 올 1~10월 빠져나간 돈이 147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유출액으로는 2013년(326억 달러)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공급 환경이 저마다 다른 여러 분야의 상품에서 전방위적인 자금 이탈이 발생하는 배경에는 경기 둔화 우려가 있다. 세계 경기의 감속이 길어지고 이에 연동되기 쉬운 상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퇴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많은 기업이 지난 몇 년간 공급 리스크에 많은 재고를 안고 있었기에 (재고 소진) 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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