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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우토 유니온 세단 계보를 잇다 - 아우디 920

제2차 셰계대전 발발로 인한 짧은 수명

넉넉하고 고급스러운 세단의 가치

아우디 75 이전의 유일한 '아우디' 차량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193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두고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 독일은 ‘국가의 모든 생산 능력’을 군수물자 생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일부 산업체들은 자신들의 ‘본래의 몫’을 잃고, 군수물자 생산을 위한 ‘체제 변경’을 해야했다.

언제든 전쟁터에 등장할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던 아우토 유니온 역시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모든 브랜드들의 생산 공장에서 ‘자동차 생산 라인’을 철수하고 모두 ‘군수물자’를 위한 생산체제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짧은 수명을 가졌던 아우디 브랜드의 세단, 920은 어떤 차량일까?

아우디 920. 아우디


거대한 체격을 자랑한 920

920은 말 그대로 거대한 체격을 자랑했다. 실제 차량의 형태, 형식에 따라 4,900mm부터 5,000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갖췄고 전폭이나 휠베이스 역시 상당했다. 이는 전 세대 모델이라 할 수 있는 프론트 225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커진 체격이다.

디자인 기조 역시 더욱 화려하고 대담한 모습이다. 실제 프론트 그릴의 슬릿 디자인이 더욱 강조됐고, 프론트 그릴 상단부의 디테일 역시 이목을 끌었다. 이와 함께 크고 길쭉한 보닛이 적용되어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능숙히 그려냈다.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측면은 프론트 225과 같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실루엣을 강조했고, 매끄럽고 여유로운 형태로 여유를 더하는 루프 패널 및 큼직한 창문이 ‘세단의 존재’를 선명히 드러낸다. 물론 당대의 클래식한 곡선의 펜더 역시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후면의 모습은 마치 독일군의 방탄 헬멧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고, 곡선의 차체 크롬의 디테일이 화려한 매력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스페어 휠, 타이어가 후면 중앙 부분에 자리해 우수한 균형감, 그리고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여유롭고 고급스러운 공간

호르히 브랜드가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으나, 아우디 920 역시 대중의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실재 920의 실내 공간은 고풍스러운 스티어링 휠, 그리고 직선적인 연출이 명료함을 더하는 계기판 등이 더해져 고급 세단의 감성을 능숙히 드러낸다. 여기에 직선적인 대시보드 디테일, 그리고 실용적인 수납 공간과 손잡이 등이 이목을 끈다.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또한 당대 유행에 맞춰 제작된 고풍스러운 시트와 가죽으로 고급스러운 매력을 더하는 캐빈 및 도어 패널 등이 920의 가치를 더하는 모습이다. 물론 지금에 비한다면 편의사양이나 안전사양이 빈약했으나 당시 대중의 시선을 끌긴 충분했다.

한편 한층 커진 체격, 그리고 늘어난 휠베이스 덕분에 920은 일상은 물론이고 주요한 인사를 의전하는 차량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적재 공간 역시 다채로운 여정을 소화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더욱 커진 엔진, 그리고 920의 여유

이전 모델인 프론트 225이 2,257cc 엔진을 탑재했지만 920은 커진 체격, 그리고 늘어난 무게를 대응하듯 3,281cc의 엔진을 탑재했다. 대신 엔진 구조는 직렬 6기통으로 기존과 같았다.

늘어난 배기량은 곧바로 주행 성능의 개선을 이뤄냈다. 실제 920은 기존 프론트 225 대비 20~25마력이 높은 75마력을 자랑했으며, 정지 상태에서의 가속 성능, 추월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최고 속도 역시 130km/h까지 상승해 ‘후속 모델’의 이점을 확실히 과시했다.

아우디 920. 김학수 기자


이와 함께 더욱 우수한 패키징으로 실내 공간의 여유를 더한 4단 변속기, 깔끔하게 다듬어진 후륜구동 레이아웃을 적용해 주행 성능의 안정감을 구현했다. 더불어 주행 편의성을 높이는 여러 조율 등이 더해져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는 나치 독일에 의해 820은 1938년부터 1940년까지 단 1,281대만을 생산하게 됐고, 이후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쟁의 경험’이 남긴 유산에 밀리며 그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아우디 920. 아우디


한편 920은 이후 1965년, 아우디 75(F103)이 등장하기 전까지 아우디 브랜드를 앞세웠던 마지막 차량인 만큼 '브랜드의 역사'에 있어서 특별한 이야기 및 의미를 품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920은 지금까지도 박물관 한 자리를 채우는 중요한 차량으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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