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군용 드론이 축제를 즐기던 민간 마을을 오인 공습해 80여 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5일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3일 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북쪽으로 163km 떨어진 카두나주 이가비 지역 투둔비리 마을을 군용 드론이 습격했다. 나이지리아 소방 당국에 따르면 드론 공습으로 85명이 목숨을 잃고 66명이 다쳤다. 우바 사니 카두나 사는 “이슬람 반군을 노린 드론이 민간인을 겨냥해 공격했다”며 “많은 현지 주민이 군의 오인 공격으로 죽거나 부상했다”고 말했다.
당시 마을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일을 기념해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첫 폭발 후 마을 주민들은 추가 공격을 피하기 위해 마을을 탈출했다. 생존자 중 한 명인 후세이니 이브라힘은 AFP통신에 “살해된 85명 가운데 13명이 직계 가족”이라며 “나는 자식들과 형제들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마을 주민인 하산 마아루프는 “희생자들 중 상당수는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전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이날 드론 오폭 사실을 인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이날 아주리 응겔레 대통령실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매우 불행하고, 불온하며, 고통스러운 사건”이라며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본격적인 조사를 지시했으며 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동안 진정하기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티누부 대통령은 현재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참석 중이다.
반군과 10년 넘게 전투를 벌이고 있는 나이지리아군은 공습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2017년 카메룬 접경지인 란 마을에서는 전투기 폭격으로 최소 112명이 사망했다. 2021년에는 차드호의 콰타르 다반 마사라에서 발생한 공습으로 최소 20명의 어부가 사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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