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수출 진흥이 곧 민생”이라며 “기업인 여러분들이 더 넓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도전하고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규제 혁파 등 수출 지원 의지를 표명한 뒤 “세계 수출 6대 강국에서 5대 강국으로의 도약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역동 경제’를 향후 경제정책의 키워드로 제시한 뒤 “첨단 기술 발전과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 반등과 경제 역동성 회복 조짐이 차츰 가시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3% 늘었고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등의 영향으로 2.1% 증가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기계 등을 중심으로 3.4% 늘었다.
그래도 아직은 낙관할 때가 아니다. 수출이 개선됐지만 경기 반전을 이룰 정도는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경제성장 기조 역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을 정도로 아직은 허약하다.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내려 잡았다. 가계·기업을 합친 민간 부문의 부채는 올해 5000조 원에 육박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여력에 한계가 있다.
우리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북돋아주고 성장 동력을 재점화하려면 새 경제팀이 과감한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당장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운동장을 넓혀주는 일이 시급하다. 윤석열 정부는 기업의 ‘모래주머니’ 제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규제 개선에서 일부 성과를 냈지만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불태우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치열하게 기술 개발과 규제 혁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우리는 수출·성장의 미미한 반등에 취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세제·금융·예산 등 어떤 지원도 아껴서는 안 된다. 새 경제팀은 불굴의 뚝심과 설득의 리더십으로 노동·교육·연금 등의 3대 개혁과 규제 혁파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거대 야당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그래야 5대 수출 강국으로 나아가고 저성장 고착화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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