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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어려운 이웃 위해 써 달라" 40대 효자가 보낸 뜻밖의 선물

3년 전 광주로 이사와 치매 부친 모셔…시청 도움에 고비 넘겨

배달일 하다 최근에 실직…본인 생활고에도 큰 돈 '선뜻'

지난 4일 광주시청 아동복지과에 도착한 편지와 현금. 사진 제공 = 광주시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홀로 보살피는 40대 남성이 이웃의 도움을 받자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적지 않은 현금을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6일 경기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시청 아동복지과에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배달됐다.

편지에는 치매 진단을 받은 아버지와 3년 전 광주로 이사 왔다가 2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워져 어려움을 겪던 중 광주시청 아동복지과 김유주 통합사례관리사와 시청 직원의 도움으로 극단적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는 감사의 글과 함께 5만 원 짜리 지폐 10장이 동봉 돼 있었다.

편지 말미에는 “현금은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앞으로도 여유가 있을 때 주위를 돌아보며 살겠다”는 다짐이 적혀있었다.

아동복지과 측은 익명의 편지였지만 기부금을 보낸 사람이 초월읍에 거주하는 사례관리 대상자인 40대 남성 A씨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



미혼인 A씨는 치매(경증 알츠하이머) 환자인 80대 아버지를 홀로 봉양해 왔다고 한다. 아버지 소유의 자택에 거주하고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은 없지만 살림살이는 빠듯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일 등을 하며 근근이 생활했지만 최근 실직해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동복지과는 일단 치아가 없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그를 위해 주변 도움의 손길을 모아 임플란트와 부분 틀니를 해줬다. 구직을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A씨의 뜻밖의 기부는 이 같은 도움에 대한 보답 차원인 셈이었다.

편지를 받아 본 김유주 통합사례관리사는 “아직도 경제적으로 넉넉한 상황이 아닐텐데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한 마음이 너무도 따뜻하고 고맙다”며 “사례관리를 하면서 정말 보람된 순간”이라고 전했다.

광주시는 A씨가 기부한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광주시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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