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를 부추겨 허위고소를 교사한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가 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는 무고교사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로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됨에도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해 무고를 교사한 바, 범행 내용과 수법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피고인이 무고를 교사한 범죄는 강간상해죄로 법정형이 무겁다. 피해자는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며 "피고인은 아직도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 판사는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를 위해 2000만원을 형사공탁한 점, 피해자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 실제로 불이익이 발생하지는 않았던 점, 공범인 김 씨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피고인이 변호사임에도 직업윤리를 저버리고 사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고교사를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판결 직후 강 변호사는 '선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항소할 계획은 있는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지난 2015년 김 씨를 부추겨 모 증권사 본부장 A씨를 강간상해 혐의로 허위 고소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김 씨가 A씨로부터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아 다쳤다는 사실을 알고 같은 해 11월 법적 조치로 그를 압박하고 합의금을 받기로 했다.
강 변호사는 김 씨로부터 ‘강제추행 사실은 없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듣고서도 “단순 폭행으로는 합의금을 많이 받기 어렵다”며 종용했고, 이후 A씨에게 ‘김 씨를 성폭행한 뒤 맥주병으로 때렸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강 변호사는 A씨가 합의에 응하지 않자 김 씨를 거듭 설득했고, 사무실 소속 변호사를 통해 ‘A씨가 김 씨 몸에 손을 대는 등 성폭행하던 중 거부하자 맥주병으로 머리를 때려 다치게 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무고 혐의로 기소된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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