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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아, 개굴개굴 이 소리란다”…‘일경험’의 물음에 이 청년의 답

고용부 일경험 프로그램 공모전 입상작

어릴 적 청력 장애, 부모 노력으로 극복

어려움 딛고 취업 용기주는 취지 그대로

시민들이 11월 29일 눈 내리는 서울 여의도에서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3.11.29




“성민아, 개굴개굴하잖아. 이건 개구리 울음소리란다.”

대학생인 박성민군은 생후 3개월 때 40도 넘는 고열로 양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담당 의사는 박 군의 부모에게 “아이가 수술을 해 듣게 된다면 기적이다, 들을 순 있어도 말을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군의 부모는 의사의 말을 믿지 않았다. 두개골을 절단하는 큰 수술을 받은 박군 앞에는 10년 넘게 재활 훈련이 기다렸다. 박군의 어머니는 바닷가, 계속, 산 등 여러 곳을 박군과 다니면서 세상의 소리를 들려줬다. 어머니는 자동차가 지나갈 때 놀라는 박군에게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야”라며 안심시켰다. 이 노력 덕분에 박군의 청력은 조금씩 회복됐다. 박군은 장애인을 위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부모는 박군이 마주할 세상 그대로를 ‘경험’해야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박군은 “한번은 장애인 서류를 발급받으려고 동사무소를 갔는데, 저의 어려움을 알고 입모양과 필담으로 도와준 담당자를 만났었다, 그 분도 몸이 불편했다”며 “그 때 어려운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대한상공회의소와 6일 연 미래내일 일경험 콘퍼런스에서 우수사례 공모전에 입상한 박군의 이야기다. 고용부의 청년 장애인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박군은 제약기업인 화이자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일을 배웠다. 박군처럼 장애를 지닌 참가자들과 고민을 털어놓고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의 세심한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는 3주간 사전 직무교육을 바탕으로 화이자 경영진 앞에서 화이자만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제안한 일을 잊지 못한다. 박군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주목 받을 때 느꼈던 발표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꼭 일경험 사업을 해보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일경험 사업은 올해 약 2만명이 참여했다. 취업이 두렵고 자립을 해야 하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날 콘퍼런스처럼 청년들이 정부와 여러 기업을 지속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 정부 사업은 여느 일자리 정책처럼 취업률이 아니라 이수율을 사업 성과지표로 삼았다. 박군의 어머니가 박군과 여러 일상의 소리를 함께 들은 것처럼 정부와 기업이 청년과 일을 주제로 다양한 경험을 마주하는 것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앞으로 청년들을 위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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