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에 강력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 주요 정책을 다루는 연구기관이 ‘응급실 뺑뺑이’는 전문성이 부족한 소방대원 탓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또 ‘소아과 오픈런’은 일부 젊은 엄마들이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아침 시간에 병원에 몰리는 경향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최근 발간된 의협의 계간 ‘의료정책포럼’에 ‘필수의료 위기와 의대 정원’을 주제로 한 시론을 올렸다. 그는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등 필수의료 공백의 대표적 현상을 두고 정부가 잘못된 진단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우 원장은 “응급실 뺑뺑이는 과거 우리나라에 응급 환자 분류·후송을 담당하는 ‘1339 응급콜’이 법 개정에 따라 119로 통폐합되면서 생긴 일”이라며 “법 개정 이후 전문성이 없는 소방대원이 응급 환자를 대형 병원으로만 보내니 경증 환자가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 가까이 차지하게 됐고 이 때문에 중증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뺑뺑이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방청 측은 “대형병원으로 가는 응급 환자 중 119에서 이송하는 건 20%가 안된다”며 “119가 경중증 구분 안하다고 하는데 우리도 KTAS(중증도 분류도구) 참고해서 분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 원장은 소아과 오픈런에 대해서도 엄마들에게 원인을 돌렸다. 우 원장은 “소아과 오픈런도 마찬가지로, 저출산으로 소아 인구가 줄면서 의원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게다가 젊은 엄마들이 조금이라도 진료가 마음에 안 들면 맘카페 등에 악의적 소문을 퍼뜨려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고 더러 젊은 엄마들이 일찍 진료를 마치고 아이들을 영유아원에 보낸 후 친구들과 브런치 타임을 즐기기 위해 소아과 오픈 시간에 몰려드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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