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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자리 골라 잡던 시절 끝났나…민간 고용 열기도 둔화 신호

10월 채용공고 873만건…2년7개월來 최저

구직자 1인당 일자리 2→1.34개 감소

옮겨 다니던 직장인 자발적 퇴사 줄어

‘금리 인하 전망’ 美10년물 금리 감소

11월 고용추가 둔화 땐 경착륙 전망↑

미국 일리노이주 알링던 하이츠의 한 소매점에 채용 공고가 붙어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고용 시장이 식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력 부족으로 근로자들이 더 좋은 조건을 골라 이직하던 이른바 ‘대퇴직(Great Resignation)’의 시대가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도 더욱 힘을 받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10월 민간기업의 구인(채용 공고) 건수는 873만 건으로 전월(935만 건)보다 61만 7000건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940만 건)도 밑돌았다.

통상 구인 건수가 많을수록 경제가 호황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팬데믹 이후 미국은 사정이 달랐다. 팬데믹 초기 노동시장을 떠난 인력이 돌아오지 않는 가운데 경제 재개가 이뤄지면서 늘어난 인력 수요를 공급이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인난은 임금 상승 압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 웰스파고의 세라 하우스는 “10월 구인 이직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을 2%로 돌리려는 연준의 노력이 진전될 것이라는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구인 건수가 줄면서 구직자(실업자) 1인당 열린 일자리 수도 지난해 3월 2.01개에서 10월 1.34개로 감소했다. 이 비율은 연준이 인력 수급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목하는 지표다. 2019년 평균치인 1.2개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과열 단계를 지났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스타우트 폴 이코노미스트는 “구직자 1인당 일자리 1.2개는 팬데믹이 없었을 경우 예상치보다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근로자들도 이직에 신중해진 분위기다. 지난해 4월 3.0%에 달했던 자발적 퇴직 비율은 10월 2.3%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치를 유지했다. 직장인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는 자신감이 줄어 회사를 덜 그만두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퇴사한 근로자 수는 매달 400만 명을 넘을 정도였지만 현재는 360만 명으로 줄었다.

고용 시장의 정상화 신호에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4.171%로 11.5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코메리카뱅크의 최고이코노미스트인 빌 애덤스는 “고용 시장이 오해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식고 있다”며 “연준이 2024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이날을 포함해 최근 채권 수익률의 하락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퀸시 그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의 하락 속도가 빨라진 것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10년물 채권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소비와 고용지표가 모두 냉각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수요가 몰렸다는 것이다.

이에 시장의 눈은 8일 발표될 11월 고용 보고서에 모아지고 있다. WSJ가 집계한 11월 비농업 고용 수는 19만 명으로 전월(15만 명)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패시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톰 그래프는 “시장의 초점은 인플레이션에서 경제지표 둔화로 바뀌는 중”이라며 “11월 고용 보고서가 전월보다 더 둔화한다면 경기에 대한 우려는 더 심해질 것이고 연착륙 대세론이 경착륙 우려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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