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인 케빈 매카시(58·사진) 전 하원의장이 연말에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2024 회계연도 예산안 등 굵직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내년 선거를 앞둔 공화당 내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매카시 전 의장은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워싱턴이 더 많은 일을 할 수록 미국은 더 악화하는 것 같다”며 “나는 미국에 새로운 방식으로 봉사하기 위해 올해 말 하원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22선거구가 지역구인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 2006년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내리 9선에 성공했다. 지난 1월 하원의장 선거 당시 당내 강경파의 반대로 15번의 투표 끝에 간신히 하원의장 의사봉을 잡았다. 하지만 9월 말 2024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자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처리했다가 당내 강경파, 민주당에 의해 해임됐다. 이번 의원직 사퇴는 하원 의장에서 물러난 지 두 달여 만의 결정이다.
이에 따라 보궐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하원의 의석수는 공화당 220석, 민주당 213석이 된다. 여전히 공화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유지하지만 만약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4표 이상 나오면 의안 처리가 안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매카시 전 의장의 발표는 미국 의회가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내년 1월 19일까지 처리해야 하는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포함해 중요한 법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나왔다”고 짚었다. 공화당 내 강경파가 더욱 득세, 중요 법안의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로이터는 “매카시 전 의장의 사퇴는 근소한 차이로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공화당이 2022년 하원을 장악하는데 도움을 준 인물이자 선거 모금의 거물이 사임하면서 내년에 하원에서 과반을 유지하려는 공화당의 희망이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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