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0%에서 5%대에 이르기까지 11번의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연준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연준이 매입한 국채 가격이 떨어진 데다 시중은행에 지급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에 대한 단기 이자는 늘어난 탓이다.
7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고금리로 인해 연준의 운영 손실은 계속 불어나는 중이다. 2020년 팬데믹 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연준은 수조 달러의 국채와 주택담보증권을 매입했다. 당시에는 저금리 기조가 강해 국채 가격이 높았다. 하지만 이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채 가격은 낮아진 상황이다. 2020년 초 2%를 밑돌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올해 10월 4.98%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4.1%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또 높아진 금리로 시중은행이 연준에 맡기고 있는 지급준비금에 대한 단기금리도 올라 연준이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더 많아졌다. 연준에 따르면 이 같은 미실현 손실은 1조 3000억 달러(약 1700조 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잠재적 손실 노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다트머스대 경제학 교수이자 전 연준 이사인 앤드루 레빈 교수는 ‘연준에 대한 의회의 책임 평가’ 논문에서 “연준은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어 실패할 수는 없지만 시중은행이었다면 파산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가는 공짜가 아니며 결국 연준의 적자는 국민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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