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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의 정치나침반] 망국의 길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반민주적' 巨野, 총선승리 큰소리

혁신위까지 실패한 여당과 용산 탓

민심 귀닫으면 필패, 청년미래 없어


예산과 민생 법안은 손도 못 대고 정기국회가 막을 내렸다. 예상은 했지만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정치권을 향해 쏟아지고 있다. 임기 말에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는 오명을 써도 다음 국회가 그 오명을 가져갈 것이니 그리 걱정하지도 않는 곳이 국회다. 그래도 이번 21대 국회는 최악이라는 오명을 매우 오랫동안 지닐 것 같다. 그 어떤 국회도 이런 정당, 이런 의원들이 이토록 후안무치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는 많은 범죄의 피의자로 기소돼 1주일에 서너 번씩 법정에 나간다. 과거에는 의혹만 있어도 당직은 물론 의원직도 내놓았지만 언제부터인가 기소되면 물러나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러더니 이재명을 위해 두 번씩이나 당헌을 개정해 아예 사퇴는 없어졌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 카드로 생활비를 쓰거나 심지어 샴푸까지 샀던 사람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제는 자신이 먹는 당뇨약까지 법인 카드로 샀다는 주장도 있다. 주장만이 아니라 녹취나 바꿔친 카드 영수증 등 각종 증거가 차고 넘친다. 성남시장 시절에는 어떠했을까.

민주당은 ‘개딸’들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또다시 당헌을 개정했다. 비명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하고자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항목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사실상 이 대표가 위촉하는 공천관리위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공개 학살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총선을 앞둔 의원들이나 의원직을 희망하는 후보자들은 이 대표의 나치식 전횡 앞에 엎드려 숨을 죽였다. 이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 검사를 탄핵했고 친민주당 인사들이 장악한 방송계를 바꾸려는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려 했다. 그러고도 국무총리와 당 대표를 역임했던 이해찬 상임고문은 “민주당이 1당을 뺏길 것 같지 않고 단독 과반을 넘기느냐, 아니면 지난 총선처럼 180석을 먹느냐 그게 관건”이라며 큰소리쳤다. 어떤 사람은 200석을 넘겨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자고 아우성이다.

이런 반민주적 작태에도 민주당이 이처럼 승리를 자신하는 것은 사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책임이 크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공정과 상식’ ‘자유와 정의’를 부르짖었다. 그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으로서 겪은 일들이 결코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고, 더더욱 정의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준석 전 대표와의 당권 다툼 과정에서 보인 행태는 국민에게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며 문재인 정부만큼이나 정의롭지 않게 느껴진 것이다. 그 결과는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고, 민주당의 거듭된 비민주적 만행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체제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횡보를 거듭하며 지지부진해진 이유가 됐다. 이를 반전시키려고 띄운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절반의 성공이라 자평하면서 조기 해체했지만 이를 성공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요한 혁신위의 실패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패배의 전조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이 전 대표는 가벼운 입과 자신만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관종’ 의식이 너무 뚜렷해 가만히 두면 스스로 몰락할 수도 있는 정치인이다. 그런 그를 총선 정국의 중심에 서게 한 것은 바로 용산과 국민의힘이었다. 그를 핍박하는 각종 행태는 이준석을 대통령과 맞짱 뜨는 30대 젊은 저항적 정치인으로 둔갑시켰다. 보수적 유권자들이 이 전 대표의 언행에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그의 행보가 이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중진과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후퇴는 인요한 혁신위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였음에도 작은 이익 앞에 대의를 저버린 국민의힘으로 인해 이 대표와 민주당의 수많은 반민주적 행태에도 불구하고 이 고문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이다.

내년 4·10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선거다. 용산과 국민의힘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을 받들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의 실패는 나라와 청년의 미래를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망국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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