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30대 여성들의 건강지표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흡연율은 줄었지만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 비율은 늘고 비만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식습관의 경우도 절반 이상이 아침을 거르는 데다 채소보다는 육류 섭취에 편중돼 젊은 여성들의 건강 개선을 위한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질병관리청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비만 유병률의 경우 남자는 47.7%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2022년 여성의 경우 25.7%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했지만 20대는 전년(15.9%) 대비 2.3%포인트 늘어난 18.2%로 집계됐다.
물론 비만의 절대적인 수치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20~50대 남자에서 비만 유병률이 10%포인트나 늘어 30~50대 2명 중 1명이 비만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20대 여성들의 고위험 음주율과 우울증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고위험 음주율이란 1회 평균 음주량이 7잔 이상(여자 5잔)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30대 여성의 경우 2013년 대비 고위험 음주율이 1.7%포인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 우울 장애 유병률도 1.4%포인트 늘었다.
식습관 불균형도 심각하다. 20대 여성의 경우 63.3%가, 30대 여성은 43.1%가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중심의 식습관으로 지방 에너지 섭취분율은 10년 전보다 5%포인트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과일·채소 섭취 비율은 20%포인트가량 급감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도 전체 여성의 경우만 전년 대비 2.3%포인트 늘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신체 활동은 2020년 이후 개선되는 추세지만 음주 행태는 다시 증가하고 있고 비만·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질환은 여전히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20대의 식생활과 30~40대의 비만, 건강 행태 등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는 만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청장년층의 건강 위험 요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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