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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금리 끝내나…엔화 급등 불러온 '챌린징 쇼크'[뒷북글로벌]

엔·달러환율 141대까지 급락 엔 강세

우에다 "내년 초까지 챌린징" 발언에

시장 '완화 해제' 쉽지않은 도전 해석

정책전환·美日금리차 축소 기대 더해

엔화가치 상승…4개월 만에 최고치로

전문가들 '내년4월께 해제 유력' 전망

18·19일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주목


일본의 초 완화 금융정책을 대표하는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고조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년 만에 최대 폭의 하락(가치 상승)을 기록하는 등 엔저 탈피에 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외환시장에서 장중 엔·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4.0% 가까이 급락한 141.71엔까지 떨어졌다. 1년래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엔화 가치는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금리 인상에 나섰던 미국, 유럽연합(EU)과 달리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면서 엔화 가치는 속절없이 떨어졌는데 이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8일 일본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2엔대로 떨어지며 엔고가 진행됐다.





환율 뒤흔든 ‘챌린징 쇼크’


발단이 된 것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일명 ‘챌린징 발언’이다. 우에다 총재는 7일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물가 목표를 달성했다는 판단이 들면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해제하고 장단기 금리 조작(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도 재검토하는 작업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마이너스 금리와 YCC 정책에 수정을 가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전달한 것이다. 더 주목 받은 것은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챌린징(チャレンジング·challenging)’이 될 것이다”라는 부분이다. 본인은 ‘일반 직무 전반에 대해 답한 것’이라고 했지만, 시장은 금융정책 운영을 둘러싸고 쉽지 않은,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날 엔화의 급격한 매수세와 엔달러 환율 하락에 ‘챌린징 쇼크’라는 표현이 붙은 이유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AFP연합뉴스


전날인 6일에는 히미노 료조 BOJ 부총재가 오이타현 금융경제간담회에서 금리 상승이 가계에 수입을 가져다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상황을 잘 살펴 출구 타이밍이나 진행 방법을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말기도 했다. 하루 사이로 BOJ 내의 기류가 ‘완화 해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메시지가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금융 정상화 임박’ 기대가 증폭됐다는 해석이다. 이달이나 내년 1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 수정을 위한 일부 조치나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BOJ가 최근 25년간의 금융완화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하는 워크숍을 여는가 하면 개별 금융기관에 금리 인상 대비책 등을 조사하는 등 ‘다음 한걸음’을 위한 행보를 잇따라 내디디면서 “BOJ가 정상화를 향한 사전 작업을 진행해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앞서 BOJ는 7월과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장기금리가 상한선을 넘어가면 이를 무제한 매입하는 YCC(수익률제어곡선) 제도의 상한을 상향하며 정책 수정에 시동을 건 상황이다.



이 밖에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7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비해 BOJ가 단기 정책금리를 올릴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고 한 것도 엔화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재료가 됐다. 여기에 미국이 내년에는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미일 금리차 축소를 겨냥한 엔화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와 YCC를 비롯한 인위적인 저금리 기조를 이어 왔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물가)과 임금이 오르며 디플레이션 탈출과 관련한 긍정적인 신호가 수치로 나오면서 정책 수정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전문가 서베이 “내년 4월 해제 유력"


마이너스 금리 해제 시기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시점은 내년 4월이다.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전제로 내세운 ‘임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2% 목표’를 위해서는 아직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임금과 관련한 춘계노사협상(춘투)이 내년 2월 이뤄진 뒤 4월을 전후해 이를 반영한 정책 변화가 이뤄진다는 시나리오다. 블룸버그가 최근 이코노미스트 5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절반이 내년 4월을 꼽았다. 올 10월 조사 때는 29%만이 4월 해제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78%는 BOJ가 취할 가능성이 높은 긴축 조치로 단기금리 인상(마이너스 금리 해제)을, 72%는 YCC 정책 폐지를 꼽았다. 일본은 10월 말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의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0%로 올리되 1.0%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한 상태다. BOJ는 이달 18~19일에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정례회의를 연다. 우에노 야스나리 미즈호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내년 4월 마이너스 금리 종료 시나리오가 최선”이라면서 정치·금융 상황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내년 1월이나 3월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시선은 12월 BOJ 회의로


BOJ는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리 결정에 나선다. 닛케이는 “연초부터 춘투 결과를 보고 나서 금리 인상으로 움직인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고, 이달 회의에 대한 경계는 그리 높지 않았다”며 “그러나 우에다 총재와 히미노 부총재의 발언이 더해지며 이달 회의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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