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8)이 11일 공동선언문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모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이날 COP28이 진행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COP28은 12일 당사국들의 공동선언문 발표와 함께 막을 내리는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공동선언문 협상 중인 각국을 향해 “우리는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지금은 최대한 야심 차고 유연할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을 겨냥해 “모든 국가들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필요성을 인식하고 합의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COP28이 폐막을 하루 앞두고 “화석연료를 두고 국가들이 대립하는 가운데 ‘절체절명의 순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각국이 공동선언문에 자국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 하면서 합의 도출이 진통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협상의 쟁점이 좁혀진 중요한 시점에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각국은 불필요한 ‘전술적 봉쇄’를 제거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위태로운 건 80억 세계 인구의 안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화석연료 퇴출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이라크, 이란 등 다른 산유국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공동선언문에 언급하기를 반대하고 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이날 발언은 당사국들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를 아예 무산시키기보다 이에 대한 원칙을 공식화하는 게 낫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단 원론적으로 합의하면 구체적 실행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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