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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김여정"…밀레이 대통령 '비서실장' 꿰찬 여동생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신임 대통령(왼쪽)이 10일(현지시간)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와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대통령궁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취임식을 열고 4년 임기를 시작하며 여동생 카리나 밀레이(51)를 비서실장에 전격 발탁했다.

이날 외신 보도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정부 부처 장관들을 비공개로 임명했으며, 이때 카리나도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현지 매체들은 "일정 공지 없이, 언론에 공개하지도 않은 채 장관 임명식을 진행한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밀레이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정부 조직 개편을 단행, 여성인권부와 환경부, 노동 사회보장부 등 일부 부처를 폐쇄했다.

특히 밀레이 대통령은 카리나를 비서실장으로 들여앉히기 위해 규정까지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클라린은 "배우자를 포함한 친족을 대통령실과 부처를 포함한 공직에 들일 수는 없다는 기존 규정을 대통령실에서 폐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지 매체들조차 예상치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타로 역술가로 알려진 카리나는 밀레이 대통령의 유일한 혈육으로 평소 ‘보스’라고 부를 정도로 믿고 의지하는 여동생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당선을 확정 지은 직후에도 카리나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는 감사 인사를 전하며 독신인 밀레이 대통령의 사실상 영부인 역할을 할 것임을 예고했다.

예고대로 10일(현지시간)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카리나의 위력은 과시됐다. 카리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마요대로를 따라 진행된 축하 카퍼레이드에 밀레이 대통령과 나란히 하며 대통령 궁(카사 로사다)에 첫발을 들였다.

극우 계열의 아웃사이더 밀레이 당선인은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전통적 의미의 측근 그룹이 두텁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카리나의 위상이 더욱 독보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카리나가 대통령의 공식적인 비서실장이자, 사실상 영부인으로 국민 앞에서 서자 그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에 빗댄 과거 기사도 주목받고 있다.

아르헨티나 주요 일간지인 암비토는 지난해 6월 ‘더 보스: 카리나 밀레이를 둘러싼 타로와 정치 역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카리나의 스토리를 다루면서 그를 김여정에게 비유한 바 있다.

한편 자유주의 경제학자 출신이자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 꼽히는 밀레이 대통령은 하원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지 2년여 만에 대통령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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