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에서 다수의 한국인들이 파티를 벌인 집을 청소한 베트남 여성 3명이 현장에 남은 음식을 먹은 뒤 마약 중독 증상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10일(현지시간) 베트남 바오머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7일 여성 청소부 3명이 호찌민시 타오디엔 지역에 있는 집을 청소하다 손님이 남기고 간 쿠키를 먹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이송됐다.
외국인들이 파티 등 행사를 목적으로 주로 임대하는 200㎡ 규모의 주택에서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은 "전날 한국인들이 파티를 열기 위해 집을 임대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국인들이 파티를 끝내고 돌아간 뒤 집주인은 청소부 4명을 고용했다. 집 안 테이블 위에는 쿠키, 케이크 등 먹을 것이 남아 있었는데 청소를 하던 4명 중 3명은 이 음식을 나눠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3명은 몇 분 뒤 의식이 흐려지고 신체적·정신적 통제력을 잃었다. 이들 중 한 명은 의사소통 능력까지 상실했고 나머지 두 사람도 섬망, 현기증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음식을 먹지 않은 청소부 1명이 구조대원에게 연락해 이들을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소변 검사 결과 세 사람 모두 마리화나 계열의 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후 사건은 지역 경찰에 넘어갔다. 베트남 경찰은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은 풍선 수십 개와 음식, 음료 샘플을 증거로 채집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해당 사건을 확대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마약 범죄에 엄격하게 대처하는 나라다. 마약류를 반입하다 적발되면 2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특히 헤로인 600g 이상 또는 2.5㎏이 넘는 필로폰을 소지하거나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면 사형에 처할 수 있다. 헤로인 100g 또는 다른 불법 마약류 300g 이상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다가 걸려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마약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100명이 넘는다.
지난달에는 호찌민 가정청소년 법원이 전직 국정원 출신 김모(63)씨 등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중국인·베트남인 18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216㎏ 상당의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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