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사실상 금리 인상을 종료하고 인하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번 긴축 주기에거 금리 인상은 끝났다는 인식에 미국 국채 수익률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13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12.30포인트(+1.4%) 상승한 3만7090.2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지수가 3만7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3.39포인트(+1.37%) 오른 4707.0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0.57포인트(+1.38%) 상승한 1만4733.9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연준이 기준 금리 인하 논의를 시작하고 동시에 내년 금리 전망을 낮춘 점을 반겼다. 연준은 이날 내년 연말 금리 전망 중간 값으로 4.625%를 제시했다. 9월 전망치 5.125%보다 0.5%포인트 낮아진 전망이다. 현재 기준금리가 5.33%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중 0.25%포인트 씩 약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한다. 블랙록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프리 로젠버그는 “투자자들에게 초록불이 켜졌다”며 “연준은 지금 나오는 지표에 만족하고 있고 경제 근본을 뒤집는 식의 지표가 나오니 않는 한 이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과 관련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고용 시장 역시 “놀랄 정도였던 노동력 부족은 이제 지난 일(behind us)”이라고 표현했다. 트레이드스테이션의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 데이비드 러셀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완화를 인정했기 때문에 비둘기파적이었다”며 “정책 입안자들이 공격적인 긴축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덜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의 큰 변화”라고 말했다.
국채 금리는 연준의 이같은 전망에 급락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25.2bp(1bp=0.01%포인트) 내린 4.477%를 기록했다. 6월 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익률로 실리콘밸리 붕괴 사건이 일어났던 3월 중순 이후 2년물 금리의 일일 최대 하락폭이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17.3bp 급락해 4.032%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1.67% 오른 197.96%에 마감하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오토파일럿 제어 문제로 2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0.96% 올랐다.
다만 화이자는 내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6.72% 하락했다. 화이자는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2.05~2.25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전망치는 3.16% 였다.
금리 인하 전망에 가상자산도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3.85% 오른 4만27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3.44% 오른 2254달러를 기록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7.76% 상승했으며 비트코인 보유량이 많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4.96% 올랐다. 채굴 업체 마라톤디지털 홀딩스는 12.56% 급등했다.
뉴욕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86센트(1.25%) 오른 배럴당 69.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2주 연속 감소한 데다 내년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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