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최고 선망의 직업으로 꼽히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아예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걸 바란다.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이 다른 지점이다.
신간 ‘2000년생이 온다’는 사회에 진출하기 시작한 2000년대생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90년생이 온다’를 써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저자는 90년대생에 이어 2000년대생에 주목한 점에 대해 이들을 MZ세대라는 하나의 틀로 보기에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0년대생은 90년대생보다 190만여 명이 적은 496만여 명에 불과하다. 10년 전 세대보다 27.7%나 줄어든 규모로 본격적인 저출산이 시작된 세대다. 이 세대에겐 노동력 부족이 사회적 문제로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동시에 수명 연장의 부담까지 가중된다.
100세 시대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60세 정년에 은퇴하고 난 후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년마저 연장되기는커녕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도 이들 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인 주택가격배율(PIR) 지수는 2006년 4.2에서 2021년 10.1로 치솟았다.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수 없고 100세 시대에 맞춰 일할 수도 없는 현실 앞에 2000년대생은 아예 일하지 않는 삶을 꿈꾸게 된 것이다.
저자는 “과거에는 노비가 될 바에 대감집(대기업) 노비나 관노비(공무원)가 되겠다는 말이 통했지만 지금은 모두 똑같은 노비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2000년대생들에게 일터는 그저 잠시 노동력을 빌려 주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 말한다.
90년대생과 사뭇 다른 2000년대생은 관계에서도 효율성을 찾는다. MBTI 성격유형검사로 상대방을 빠르게 파악하고 관계의 지침을 얻는 게 대표적인 2000년대생의 특징이다. 2000년대생도 MBTI가 한 사람의 성격을 완벽하게 설명해줄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 그러나 불완전한 지표라도 활용해 관계를 효율적으로 맺으려는 의도가 강하게 이들 세대다.
저자는 책을 통해 2000년대생의 다름만 부각시키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2000년대생의 직원들을 마주하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저자는 시대적 관점에 맞춰 규율, 규칙을 새로 정하고 구성원들이 모두 합의해 이를 따르게 하는 식으로 세대갈등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한 나라의 젊은 세대는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갈 세대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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