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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의 칩 비하인드]반도체 교수 충원이 먼저다

이혁재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반도체 수요 맞춰 복수전공 늘리며

교수진 등 부족 교육質 저하 우려

신규교원 채용 지원안 마련해야

사진 설명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학사학위자 가운데 16%가 컴퓨터과학부 학생이다. 또 이 학부의 학생 수는 2008~2016년 무려 350% 증가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많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학 정원이 늘었고 이는 미국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반면 대학 정원이 정해져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체의 인력 수요가 많더라도 정원을 유연하게 조정하지 못한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전체 수출 비중의 20% 가까이 되지만 서울대에서 반도체를 전공하는 전기정보공학부의 정원(151명)은 전체 정원(3506명)의 4.3%에 불과하다.

정원을 조정하는 일은 정부 혹은 대학본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렵다. 대신 정원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반도체 분야의 인력양성을 하는 방법이 있다.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을 신청한 다른 학과 학생을 선발해 반도체 교육을 하는 것이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는 복수전공(90명)과 부전공(50명)을 활용하면 최대 140명까지 추가로 교육할 수 있다.

더 많은 학생을 교육하기 위한 다른 방안은 연합전공을 설치하는 것이다. 연합전공이란 여러 학과가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만들고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의 경우 AI 반도체공학 연합전공을 만들어 매년 80명을 선발한다. 반도체 연합전공 외에도 AI 및 통신 분야 연합전공을 설치해 각각 100명 및 25명을 선발한다. 따라서 모든 연합전공과 복수전공·부전공을 포함하면 최대 345명을 추가로 교육할 수 있다. 그 결과 전기정보공학부 학생 정원의 두 배가 넘는 학생에게 반도체 교육을 하고 있다.



최근 학생들이 이러한 복수전공, 부전공 및 연합전공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는 추세다. 실제로 연합전공이나 복수전공을 신청하는 학생들은 정원의 2~3배가 되지만 정원 제한 때문에 이들 학생을 모두 받지 못하고 있다. 복수전공이나 연합전공의 정원을 더욱 늘리면 원하는 학생들을 모두 교육할 수 있지만 선발 숫자를 제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각 학과의 학생 정원에 맞춰 교수진 혹은 강의실, 실습 장비 등이 준비돼 있기 때문에 학생 수를 많이 늘리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정부에서는 다양한 반도체 인력양성 사업을 대학에 지원하면서 대학에서 교원을 충원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이 정부의 사업 지원으로 신임 교원을 채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부 지원 사업은 지원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대학에서는 교수를 채용하면 사업 종료 이후에도 정년까지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신임 교원 채용을 최소화하려 한다. 따라서 정부가 교원 채용을 독려할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대학에서도 교육 수요가 큰 분야에 교수 채용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교수가 충원돼 우리나라 산업체의 수요에 부응하는 반도체 인력양성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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