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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 通] 스튜디오드래곤 장성호 CFO “ESG 선도해 기업가치 제고”

"콘텐츠 통한 사회적 가치 글로벌 확산"

제작 환경·거버넌스 개선

투자 유입 확대 가능…ESG 평가 지표 상향 목표

ESG 외에도 해외 진출·협상력 강화로 승부수





14일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드래곤 본사에서 장성호 스튜디오드래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 중이다. 사진 제공=스튜디오드래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화제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단순히 이병헌·신민아·차승원·한지민 등의 스타 배우 출연이나 재미만으로 화두에 올랐던 것은 아니다. 이 드라마는 K콘텐츠 사상 최초로 장애인을 직접 출연시켰고, 장애에 대한 시청자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장애 뿐 아니라 정신적 문제, 가난 등 가정 문제, 지역민들의 삶까지 입체적으로 다뤄 큰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콘텐츠가 시청자들의 평가와 선택에 중요한 시기가 왔다.

국내 최고의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업계의 콘텐츠 제작을 선도하는 것을 넘어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있어서도 업계를 선도하고자 한다. 14일 서울 마포구 스튜디오드래곤 본사에서 만난 장성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텐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 세계인들이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장성호 스튜디오드래곤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 제공=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업계의 ESG 추진 사례가 전무한 실정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2020년부터 꾸준히 ESG 확대를 추진해 왔다. 2020년부터 3년간 스튜디오드래곤이 방영한 드라마 85편 중 13편이 사회적 가치를 포함했다. 지난해 드라마 중 시청률 1위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위를 기록한 오리지널 드라마는 11편인데, 이 중 사회적 가치를 포함한 드라마는 6편으로, 사회적 가치를 포함한 드라마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기도 했다.

장 CFO는 “콘텐츠 기획 단계부터 ESG 요소가 있는 작품에 가점을 주려 하고, ESG와 연결할 요소들이 있는지도 사전 검토 중”이라고 말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이 포함된 콘텐츠의 확대를 짐작케 했다.

장성호 스튜디오드래곤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 제공=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자체 뿐 아니라 제작 환경과 기업구조도 변화 중이다. 드라마 제작 환경 상 환경 관련 목표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은 업계 최초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해 전력량·수도량·폐기물 배출량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있다.

장 CFO는 “파주 CJ ENM 스튜디오도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상태고, 향후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에너지 절감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 세트도 관광 자원 등으로 재활용 예정이다. 내부에서는 ESGD라는 임직원 대상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기부와 나무심기 등 사회공헌 사업도 늘린다.



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의 기능을 강화 중이다. 사외이사 수도 늘릴 계획이고,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 구성도 예정되어 있다.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작품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우리들의 블루스'. 사진 제공=스튜디오드래곤


중요한 것은 ESG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최근 들어 ESG가 유의미한 지표인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지만 외국인투자자·기관이 중요한 입장에서 ESG 경영은 필수적이다. 장 CFO는 “아직까지도 ESG 펀드들의 규모는 커지고 있어 비재무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며 “비재무적인 정보를 충실히 담아 주면 이해관계자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문 ESG 보고서도 발간했는데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국가에서의 조회수가 3000회가 넘는다.

업계 최초로 ISO 14001 인증을 취득하는 등 업계를 선도 중인 스튜디오드래곤은 ESG를 계속해 확대해 나간다. 내년에는 MSCI ESG와 KCGS 평가등급 상향을 목표로 한다. 장 CFO는 “세 번째 ESG 보고서가 나올 때 쯤인 2025년 ESG 체계가 완벽히 구축될 것”이라며 “글로벌 톱 티어 제작사들과 발맞춰 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SG 경영에 있어서 정부의 지원도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노후 장비 교체 등에 대한 보조금이 있다면 중소 제작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작품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소년심판'. 사진 제공=넷플릭스


스튜디오드래곤은 ESG 외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차입했던 1700억 원의 차입금은 내년부터 상환해나갈 예정이다.

국내 제작사들이 넷플릭스 등 글로벌 자본이나 OTT에 종속된다는 우려가 있는 시점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은 고품질의 콘텐츠를 통항 협상력 강화를 준비 중이다. 장 CFO는 “콘텐츠 계약 시 시청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등 성과 연동형 계약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미국·일본 쪽에서는 직접 제작을 시작한 상태다. CJ ENM·라인디지털프론티어와 함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일본에서는 내년 첫 작품이 공개된다. ‘더 빅 도어 프라이즈’의 시즌2도 내년 공개를 앞두고 있다. 홍콩·태국 쪽에서도 CJ ENM과 함께 제작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뮤지컬 사업 등 부가 사업 등의 규모도 늘려 나갈 계획이다.

편중된 OTT 납품도 분산한다. 3분기 실적에서 눈에 띄는 점은 라쿠텐비키 등 로컬 OTT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장 CFO는 “로맨스 코미디를 예로 들면 글로벌 OTT보다는 일본 등 로컬 OTT에 판매하는 것이 실적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며 “콘텐츠 특성별로 유통 전략을 다양화하려고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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