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도 금메달, 2차도 금메달이다. 홈 팬들 앞에서 세계 랭킹 1위의 이유를 유감 없이 보여줬다.
김길리(19·성남시청)는 17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2차 레이스 결선에서 2분 23초 74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전날 1차 레이스에서도 1위에 오른 김길리는 이번 대회 여자 1500m에 걸린 금메달 2개를 싹쓸이했다. ‘차세대 에이스’ 타이틀에 걸맞은 활약이다. 1~3차 대회에서 금메달 1개씩 땄던 김길리는 안방에서 다관왕에 등극했다. 에이스 최민정이 장비 교체와 신기술 개발 등을 위해 이번 시즌 태극마크를 반납했지만 여자 대표팀은 김길리가 있어 든든하다.
세계 1위 김길리는 레이스 초반 맨 뒤에서 틈을 봤다. 네덜란드의 하너 데스멋이 12바퀴를 남긴 시점에 갑자기 속력을 높이며 크게 앞서 나갔으나 함께 출전한 심석희(서울시청)가 격차를 줄여나갔고 6바퀴를 남기고는 선두에서 레이스를 운영했다. 그 사이 김길리는 한 계단씩 순위를 끌어올렸고 3바퀴를 남긴 시점에 아웃 코스를 이용해 1위로 한 번에 올라섰다. 이후 스퍼트에 나선 김길리는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심석희는 5위로 마감했다.
김길리는 이소연(스포츠토토), 서휘민(고려대), 심석희와 함께 나선 여자 3000m 결선에서 은메달을 보탰다. 우승은 네덜란드.
1차 레이스 금메달의 남자 대표팀 간판 박지원(서울시청)은 2분 18초 698의 기록으로 1500m 은메달을 땄다.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에게 0.037초 차로 뒤진, 간발의 차였다.
서이라(화성시청)는 남자 500m에서 샨도르 사오앙 류(중국)에 이어 2위로 골인해 귀중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1위로 통과한 줄 알았으나 안쪽으로 파고들어 날을 들이민 사오앙 류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0.009초 차이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1000m 동메달리스트 서이라는 5년 만에 국제 대회 메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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