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8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는 도발을 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올해 들어 5번째이며 7월 12일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한 지 5개월여 만이다. 북한이 전날 밤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ICBM 발사까지 감행한 것은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한미를 겨냥한 무력시위로 볼 수 있다. 한미는 1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에서 내년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 때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핵과 재래식 전력을 함께 운용하는 ‘핵 작전 연습’을 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NCG의 핵 작전 연습 합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대남 공격 협박이 유발한 대응 조치의 성격이 강하다. 북한은 이번에도 화성-18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쏘면서 기습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 ICBM의 최종 성능 검정을 마치고 내년부터 작전 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망동이 핵전쟁 발발과 3차 대전의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핵전쟁 위협도 노골화하고 있다. 이에 한미는 지난달 한미안보협의회(SCM)의 ‘맞춤형 억제전략(TDS)’ 개정에 이어 이번에 NCG 합의를 도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북한이 막무가내로 국방성 담화를 통해 “노골적인 핵 대결 선언”이라면서 한미 NCG회의 결과를 맹비난한 것은 추가 도발의 명분을 쌓으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북한의 상습적 도발을 막고 적반하장식 협박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킬체인 등 3축 체계를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모든 도발에 대비해 압도적인 힘을 앞세워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번 북한의 ICBM 도발에 앞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미주리함(SSN-780)’이 17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것처럼 북한의 도발을 미리 파악하고 압도적인 응징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지금은 북한의 ‘핵 공격’ 등 최악 시나리오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 대응 능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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