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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나”…더 좋아진 육아휴직, 현장에선 ‘그림의 떡’

정부, 내년부터 6+6 육아휴직제 시행

부부, 6개월 동시 휴직 시 3900만원

10명 중 4명 “육아휴직 맘대로 못 써”

시민들이 11월 29일 눈 내리는 서울 여의도에서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3.11.29




내년 육아휴직제도의 혜택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육아휴직을 마음껏 쓸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고용노동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부모 육아휴직의 사용가능 자녀연령, 휴직급여 적용기간 및 규모를 늘리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 안은 일명 3+3 부모육아휴직제를 내년부터 6+6 부모육아휴직제로 바꾸는 게 골자다. 현행 제도는 부모가 동시 또는 순차적으로 자녀 생후 12개월 내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첫 3개월에 대한 부모 각각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 100%로 지급한다. 부모가 3개월간 혜택을 받아 3+3(3개월씩)으로 불린다.



6+6 휴직제는 3+3 휴직제 보다 혜택이 확대됐다. 사용가능자녀연령은 생후 12개월에서 생후 18개월로 늘고 부모 각각이 받는 육아휴직 급여기간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된다. 휴직급여도 3+3 휴직제처럼 통상임금의 80%에서 100%로 늘어난다. 급여 최대 수준을 정한 기준도 조정된다. 상한액은 월 최대 200만~300만원에서 월 최대 200만~450만원으로 상향된다. 첫 달은 최대 200만원을 받고 매월 50만원씩 올라 마지막 달은 최대 450만원을 받는 식이다. 부모 모두 6개월 육아휴직을 한다면 각자 1950만원씩 총 39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고용부는 입법효과에 대해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 등 맞돌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성을 중심으로 한 육아휴직자는 늘고 있다. 작년 육아휴직자는 13만1087명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이 중 남성 비중은 30.5%(8844명)다. 2016년만하더라도 이 비중은 8.5%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육아휴직을 마음껏 쓸 수 없다는 불만도 높다. 올 3월 직장갑질119가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5.2%는 ‘육아휴직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비정규직(58.5%),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67.1%), 월급 150만원 미만 근로자(57.8%) 등 노동 취약계층이 더 높았다. 심지어 출산휴가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고 답한 직장인도 39.6%였다. 가족돌봄휴가도 응답자의 53%가 사용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는 육아휴직, 출산휴가 등을 썼다가 복귀 후 급여 삭감, 휴가일수 조정 등 부당한 경험을 한 사례도 있다고 공개했다. 직장갑질119는 "우리나라는 아이를 맡길 조부모가 있거나 부자가 아니라면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없는 장시간 노동국"이라며 "정부가 직장인에게 준 선택권은 회사를 그만두거나 아이를 안 낳거나 둘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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