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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남산 가기도 힘든 게 현실… 버스·가이드 규제 완화해야"

여행업계, 관광인프라 대책 촉구

내년 2000만명 유치하겠다지만

교통 등 뒷받침 안돼 '대란' 우려

성수기 외국인 전용 셔틀버스 도입

동남아 이주여성 가이드 허용 필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국내 관광 환경은 정작 이를 수용할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내년에 외국인 관광객이 올해보다 더 많이 한국을 방문해도 교통·숙박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여행업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서울시 등에 이달 중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한 인프라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협회 측은 “정부와 서울시 모두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겠다고 공언만 하고 관련 인프라를 어떻게 확충할지 대책은 없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봄에 대란이 일어날 수 있어 올해가 가기 전에 의견을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888만 명이다. 12월까지 합하면 당초 목표치인 1000만 명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와 공사가 세운 내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규모는 2000만 명이다. 서울시는 더 나아가 △관광객 연간 3000만 명 △1인당 지출액 300만 원 △체류 기간 7일 △재방문율 70%를 뜻하는 ‘3377 서울 관광 시대’를 목표로 내걸었다.



문제는 이를 위한 기반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와 서울시 모두 관광객 유치만 선언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이 같은 사례로 남산공원을 지목했다. 앞서 서울시는 환경보호를 위해 2021년부터 남산공원의 경유 전세버스 진입을 막고 녹색순환버스를 도입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단체 외국인 관광객도 전세버스에서 내려 녹색순환버스를 갈아타야 남산에 갈 수 있다. 현재 녹색순환버스는 십여 대로 배차 간격은 노선에 따라 9~18분가량이다.

조치가 처음 시행됐을 때만 해도 코로나로 녹색순환버스의 이용객이 많지 않았다. 엔데믹이 본격화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버스 내 혼잡도는 껑충 뛰었다. 벚꽃·단풍 시즌에는 단체 외국인 관광객과 수학여행객까지 몰리면서 버스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서로 밀치는 등 혼잡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서울시에서도 버스 운영 대수를 늘리고 올해 초 주말에만 운행하는 버스를 추가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관광 성수기에는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서울시가 내년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하는 만큼 성수기 시즌만이라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별도의 셔틀버스를 도입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전세버스와 관광 통역 안내사(가이드)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도 촉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규모 단체여행보다 소규모 여행이 선호되는 만큼 15인승 이하 승합차도 임시로 전세버스로 영업할 수 있도록 유연화해달라는 내용이다. 15인승 이하 승합차는 전세버스(1종 대형 면허)와 달리 1종 보통면허로도 운전이 가능해 기사를 구하는 게 더 용이하다.

일 년에 한 차례 진행되는 가이드 자격 시험 횟수를 늘리고 국내 거주하는 해외 이주여성을 가이드로 활용하는 것도 업계의 숙원 과제다. 지난해 기준 자격증을 확보한 가이드의 95.7%는 영어·중국어·일어에 쏠려 있다. 한국을 많이 방문하는 베트남·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의 언어를 다룰 수 있는 가이드는 극소수다. 인바운드(외국인의 한국 관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려고 해도 가이드가 없어 못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혹 동남아 VIP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개별로 가이드 연결을 부탁하는 경우가 있지만 대형 여행사에 소속되지 않은 소수 언어의 가이드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관광 환경에 대한 개선 없이 내년에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확대 유치했다가는 한국의 인상만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여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업계가 발품 팔아 꾸역꾸역 외국인 관광객을 맞았다면 내년은 상황이 다르다”며 “내년 봄 소풍 시즌이 시작되고 중국인 단체관광객까지 회복되고 나서 대응하면 늦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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