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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학연 "'무인도의 디바' 속 친한 형제 사이 이해, 친형 결혼할 때 펑펑 울기도" [인터뷰]

'무인도의 디바' 차학연 / 사진=51K 제공




배우 차학연에게 '무인도의 디바'는 위로와 응원이다. 수많은 시청자들의 응원이 그에게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말해준 것이다. 그는 '무인도의 디바'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게 됐다.

tvN 토일드라마 '무인도의 디바'(극본 박혜련/연출 오충환)는 15년 만에 무인도에서 구조된 가수 지망생 서목하(박은빈)의 디바 도전기다. 차학연이 연기한 강우학은 동생 강보걸(채종협)을 따라 YGN에 입사해 사회부 기자가 된 인물이다. 선배건 누구건 말 한마디 지지 않고, 이해가 될 때까지 따지도 묻는 성격을 지녔다. 그 반골 기질 때문에 천생 기자라는 말도 듣지만 골치 아프다는 소리도 듣는다. 무인도에서 서목하를 우연히 발견하고, 서울로 데려와 자신의 집 옥탑방에 지내게 할 정도로 따뜻한 성격을 지니기도 했다. 서목하가 찾는 기호가 자신이 아닐까 의심하고, 서목하의 노래에 반해 그를 챙겨주는 자상한 면모를 보인다.

차학연이 '무인도의 디바'에 우학 역으로 출연하게 된 건 캐릭터의 매력 때문이었다. 우학은 어린 시절 가정 폭력의 피해로 기억을 잃은 인물. 어린 시절의 우울함과 기억을 잃고 난 후 발랄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이럭 낙차가 매력적이었다고 차학연은 말했다. 그는 "감독님은 저의 어두운 모습이 담긴 작품을 보셨고, 작가님은 저의 밝은 모습이 담긴 작품을 보셨다. '차학연이라면 우학의 낙차를 표현할 수 있겠다' 싶어서 제안하셨다"고 했다.

'무인도의 디바' 차학연 / 사진=51K 제공


대본을 처음 봤을 때는 따뜻함을 느꼈다. 차학연은 올해 '조선변호사'부터 '무인도의 디바'까지 캐릭터 자체가 따듯했다고 돌아봤다. 우학은 겉으로 봤을 때는 뾰족하고 틱틱 대지만, 진심은 따뜻하다. 자신 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배려하고 희생한다. 그런 우학에게 더욱 끌렸고, 따뜻함을 표현해 시청자들을 미소짓게 만들고 싶었다.

이렇게 작품에 참여하게 된 차학연은 기자 역할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학이 직원으로 존재하길 바라는 마음에 주변에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떠올렸다. 이름표와 넥타이 등을 안쪽 주머니에 넣는 설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너무 갖춰입지 않도록, 일하면서 풀어져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의상에도 신경 썼다.

"리포팅 연습도 많이 했어요. 리포팅을 들을 때는 정보 전달밖에 없었는데, 직접 말을 해보니 힘들더라고요. 일상적으로 말을 할 때 끝이 내려가거나 차분하게 마무리되는데, 리포팅은 훨씬 톤이 올라가 있고 격양된 목소리예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액센트를 넣는 법을 배울 수 있었죠."

기자 역할을 통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면, 목하와 함께 있는 모습에서는 우학의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차학연은 목하가 우학이 봤을 때 좋아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정의했다. 무인도에서 본 순간부터 호감을 가졌고, 옥탑방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반했다. 처음에는 목하를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목하가 친구로 대하고, 동생 보걸이 기호라는 걸 안 순간 마음을 접게 됐다.

"보걸과 목하 사이에는 15년의 시간이 있잖아요. 서로를 바라봤던 시간이죠. 사랑하는 동생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또 목하가 보걸과 싸웠을 때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유일하게 우학인데, 우학이 마음을 표현하면 목하가 기댈 수 없죠. 우학은 목하를 위해, 또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참은 거예요."



'무인도의 디바' 차학연 / 사진=51K 제공


자신이 기호이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것도 목하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억의 부재가 있었는데, 그게 기호의 기억이 아닐지 의심했다. 우연히 기호와 자신의 상황이 맞아떨어졌기 때문. 목하가 우학에게 "기호 닮았다"고 말한 게 도화선이 됐다.

"목하에게 호감이 있었는데, 우학을 빤히 바라보면서 '기호 닮았다'고 하잖아요. 목하를 더 가까이 바라보면서 좋아하게 되고, 자기가 기호였으면 하는 마음이 커진 거죠."

우학이 이런 목하를 포기하게 된 건 동생 보걸을 향한 애정이 한몫햇다. 우학과 보걸은 특이한 형제 사이다. 서로를 아끼고, 우학은 특히 동생에게 애정을 갈구하고 집착한다. 형제 사이에 드문 일이지만, 차학연은 실제 형과 사이가 좋아서 이해하기 쉬웠다고 말했따.

"형이랑 14살 차이가 나요. 전 형에게 집착하는 동생이었죠. 형도 저에게 정말 잘해줬어요.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친구들이랑 놀고 싶을 법한데, 저랑 꼭 놀아줬을 정도예요. 그런 형이 결혼했을 때 전 펑펑 운 기억이 나요. 결혼식장에서 '가지 말라'고 민폐를 끼쳤어요. 그래서 우학과 보걸의 사이가 이질적이지 않았습니다."

가정 폭력의 피해자를 연기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차학연은 오히려 있는 그대로를 그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현실이다. 너무 아름답거나 어둡게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 자체로 비극일 수 있는데, 너무 비극으로 꾸미려고 하지도 않았다. 가족을 생각하면 이런 아픔이 크게 다가오지 않냐"고 말했다.

'무인도의 디바'를 끝낸 차학연은 스스로 성장한 점을 돌아봤다. 그는 틀에 박혀 있지 않고, 조금 더 자유로졌다고 말했다. 앞선 작품들에서는 하나의 캐릭터에 다양한 버전을 준비해 현장에서 꺼내들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다른 인물들에 기대기도 하고, 분위기에 기대면서 자유로워진 자신을 느꼈다.

"대본을 벗어나는 걸 잘 못했는데, 우학이로 존재하면서 바뀌었어요. 물론 주변에서 받아줄 수 있는 믿음직한 배우들이 있는 게 한몫했죠. 현장에서 주변을 살필 수 있는 눈도 커진 것 같아요."

이런 '무인도의 디바'는 차학연에게 위로와 격려로 남는다. 작품이 마치 '지금까지 잘해왔다'고 칭찬해준 것 같았다. 여러 면에서 차학연은 '무인도의 디바'를 만난 게 행운이었다. 그 안에는 시청자들의 따뜻한 격려가 있었다.

"제가 반응을 찾아보는 걸 재밌어하는 편인데, 많은 분들의 응원이힘이 됐어요. 이번 작품은 특히 저를 캐릭터로 봐준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더 즐거웠습니다. 끝나는 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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