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가운데 한미일이 연합 공중 훈련을 펼쳤다. 북한의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한 대응이다. 이번 훈련은 3국의 안보 협력이 선언 단계를 넘어 실전 작전 단계로 진입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제주도 동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3국 연합 공중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미국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는 올해 들어 13번째다. 아울러 한미일 공중 훈련이 실시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선 훈련은 올 10월에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이뤄졌다.
한미 간 안보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 측 요청에 따라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한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에서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 후티의 민간 선박 공격으로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9일(현지 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주관한 ‘홍해 항로 보호’ 화상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여개국이 참여한 이날 화상회의에서 오스틴 장관은 후티의 민간 상선 공격이 심각한 국제적 문제라며 각국에 홍해 항로의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다국적 함대 기여를 촉구했다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영국과 바레인·캐나다·프랑스·이탈리아 등이 동참을 약속한 상황이며 우리 정부도 자유민주주의 연대 정신에 맞춰 해당 요청에 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에서 “전력 획득 절차에 있어 속도가 곧 안보”라며 무기 체계의 평균 획득 기간을 대폭 단축하라고 지시했다. 성일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은 ‘국방 획득 체계 혁신 방안’을 통해 무기 체계 획득 방법을 기존 두 가지(구매, 연구개발)에서 세 가지(신속 소요, 시범사업 후 획득, 소프트웨어 획득)를 더한 5개로 다변화하고 기존 획득 절차 중 중복되는 검증·분석 절차를 통합 수행하도록 효율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통해 무기 체계의 평균 획득 기간이 현재 14년에서 7년으로 절반으로 단축될 것”이라며 “고도화되는 북한의 비대칭 전력에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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