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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폐기 양곡법까지 되살려 단독 처리…巨野의 끝없는 입법 폭주


총선 표심을 의식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투표에 부쳐져 최종 부결된 법안까지 되살려 강행 처리를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4월 거부권을 행사한 기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서 일부 문구만 수정한 ‘무늬만 다른’ 제2의 양곡법 개정안이다.

새 양곡법은 이전 법안의 쌀 의무 매입 조항을 삭제한 대신 쌀 매입 조건을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정하는 기준 이하로 폭락하거나 폭락이 우려되는 경우 등으로 구체화했다. 민주당이 당초 밀어붙였던 양곡법은 쌀 과잉생산과 재정 악화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새 양곡법도 쌀 공급과잉을 유발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 적법한 절차를 거쳐 폐기된 법안을 대체 입법이라는 꼼수로 살려내려는 거대 야당의 행태는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다.

민주당은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위헌성·실효성 논란이 있는 ‘지역의사제 법안’과 ‘공공 의대 설립법’을 단독 의결했다. 앞서 14일에는 ‘86 운동권 출신의 셀프 특혜법’이라는 지적을 받는 민주유공자법을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다. 당론으로 추진 중인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도 밀어붙일 태세다. 이 법안들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내년 4월 총선 표심을 겨냥해 여야 협의나 사회적 공론화 절차도 무시하고 있다.



새 양곡법을 강행 처리한 뒤 민주당 농해수위 의원들은 “전국 250만 농민께 한 줄기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생색을 냈다. 거대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보여주기식으로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이 입법권을 득표 수단 등으로 악용하는 사이 경제 살리기 법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재정준칙 관련 법안은 아직도 처리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지층의 환심을 사려는 정략적 입법 폭주에서 벗어나 경제 살리기 입법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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