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청이 각 부서에 도의원들의 의전을 강조하는 공문을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도 대외협력과는 지난 7일 ‘각종 행사추진 시 주요 인사(도의원) 의전 업무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도청 실·과 전체와 직속기관, 사업소, 시·군 의회 업무 담당 부서에 보냈다.
공문에는 ‘중앙부처 및 도, 시·군 단위 각종 행사 등 추진 시 도의원에 대한 초청 및 의전 업무 수행 중 행사 개최 의미가 상실되는 사례가 있어서 안내한다’고 적혀 있다.
이어 ‘행사기획 주관 부서에서는 행사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행사계획 수립 시 좌석 배치 등 행사에 참석하신 주요 인사(도의원) 등 의전에 소홀함이 없도록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안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도의원 의전을 주문했다. 행사 목적보다는 ‘높으신 분’ 의전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2월 한 전북도의원은 공식 석상에서 “일선 시·군 행사장 내빈 소개에서 도의원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사례가 있다”면서 “의전에 관한 지침을 요구해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실제 회식 자리에 끝까지 남아서 의전을 한 공무원도 있다. 지난달 28일 밤 술에 취한 도의원 2명이 전북도청 지하 주차장에서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귀가하는데 여성 공무원이 보좌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전북도 한 공무원은 “도의원들이 엘리베이터 잡아주기 등 사소한 것부터 은근히 의전을 바라고 있어 ‘을’ 입장에서는 모른척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일부 행사에서 의원들의 인사가 누락된 적이 있어서 환기 차원에서 공문을 보냈다”며 “의례적인 수준으로 봐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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