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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금융에 내몰린 美 저신용기업…“내년 부실 리스크 커질 수도”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2024년 잠재 리스크

‘저신용기업 부채 주목’…조달금리 9% 육박

은행 신용 축소에 고금리 사모대출 등 증가세

무디스, “상황악화 시 금융위기급 부도율 가능”

미국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 빌딩 전경. AFP연합뉴스




미국 내 저신용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커지면서 내년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저신용 기업들은 10년물 채권 금리 등 시중 금리가 내리더라도 이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부실이 쌓일 수 있다는 경고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21일(현지시간) 발표한 ‘2023년 미국경제 동향 및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금리 인상 종료 기대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저신용 기업들의 조달 금리는 여전히 9% 내외로 높은 수준”이라며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앞으로 경기가 둔화해 영업이익이 줄어들 경우 저신용 기업의 이자부담은 더 가중될 것”이라고 봤다. 저신용 기업은 신용등급이 BBB-보다 낮은 투기 등급이나 무등급 기업을 일컫는다.

통상 저신용 기업은 일반적인 은행 대출의 문턱을 넘기 어려워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주는 조건으로 채권(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하거나 여러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차관단에서 고금리로 자금을 대출(레버리지론) 받는다. 또는 비은행 투자자들로 부터 대출(사모대출)을 받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중 하이일드 채권을 제외하면 레버리지론과 사모대출은 변동 금리다.



문제는 최근 들어 레버리지론과 사모대출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취급된 레버리지론은 2600억 달러로 하이일드 채권 발행(14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레버리지론은 최근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조달 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10% 전후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림자 금융으로 불리는 사모대출도 증가세다. 글로벌 사모대출 규모는 2018년 7300억 달러에서 2022년 1조5000억 달러로 늘었으며 이중 70%가 미국에서 취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약한 경제 충격이 일어나는 시나리오에서도 사모대출 기업의 46%만이 양(+)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사모대출이나 레버리지론이 아닌 일반 은행 대출을 받은 저신용기업들도 부실의 위험이 있긴 마찬가지라고 봤다. 보고서는 “내년 중 저신용 기업의 은행대출 만기도래 규모는 2500만 달러로 올해의 두배 이상”이라며 “그러나 은행들이 고위험 대출을 기피하고 있어 기존 대출 차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9월 말 기준 4.9%인 저신용 기업 부도율이 내년초 5.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위기 당시의 부도율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무디스는 비관적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경우 저신용 기업 부도율이 내년에 14.3%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웃돌며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보고서는 “저신용 기업의 부실로 부도 기업이 늘어날 경우 투자 및 고용이 크게 축소돼 경제 충격이 증폭될 수 있다”며 “기업부채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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